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마음의 평화

연말이다. 해를 넘길 때마다 사람들은 뿌듯함보다 가슴에 아쉬움과 후회를 담고는 한다. 직원들에게 질책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고 가족들과 좀더 시간을 같이 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머리가 복잡할 때 마음을 의지해왔던 몇 권의 책들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올 연말에는 그중에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책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마음을 같이하기로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근세철학의 시조인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이 오류였다고 반박한다. 그는 “데카르트는 생각을 자기 존재라고 착각했다”면서 “우리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머릿속의 헤아림을 찾아가다 보면 끊임없이 갈등이 일어나고 그 결과 오히려 복잡한 세상에 휩쓸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간이 느끼는 고통의 원인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들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은 과거와 미래에 머물게 마련이다. 과거에 화났거나 후회되는 일,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순간의 생각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이 있는 진리에 대해 자신을 다스려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바로 현재다. 과거와 미래에 초점을 맞출수록 가장 소중한 ‘지금 현재’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과연 현재에 비중을 두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름대로는 1년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출근길에 새 양복이 흙탕물에 튀어 더럽혀진 경우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 수 있지만 1년 후를 생각해보면 중요한 일은 아니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 곧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국가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시험에 떨어지는 경우 1년 후에도 고통이 수반되는 만큼 현재의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1년 뒤를 생각할 때 잊혀질 것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 후에도 중요한 일이라면 노력하고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과거의 잘못된 기억들은 후회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에 교훈을 얻을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미래 또한 목표를 세워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야만 의미를 갖는다. 종교를 초월했던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주신 가르침을 되새겨본다. “깨어 있어야 한다. 행복은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어야 눈앞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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