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착하고 성공한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로 일을 하다 보면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 사회공헌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가끔은 ‘우리가 이런 사회사업을 하고 싶으니 당연히 기업에서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을 접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공헌이 자선사업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일회성ㆍ시혜성 활동이 돼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우리 회사의 사회공헌활동 전략 및 기준과 동떨어진 제안서에 대해서는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고 회신 메일을 보내지만 마음이 그리 편하지 못하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CSR 회의론이 간과하는 사실들’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착하고 성공한 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착한’ 기업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전자회사라는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분야를 찾는 데 힘쓰고 있다. 첨단 과학자재와 각종 실험기기를 실은 이동차량이 산골 오지, 농촌 마을을 찾아다니며 청소년들을 위해 과학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이동전자교실’과 ‘LG주니어과학교실’은 전국 각 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해 실험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 과학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LG정보나래’는 몸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가정으로 연구원들이 직접 찾아가 맞춤형 정보기술(IT) 교육을 실시하는 자원봉사활동이다. 과학실험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처음 보는 신기한 기계들 앞에서 질문공세를 하기도 하고 ‘저도 커서 과학자가 될래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올 때도 있다. 혹자들은 사회공헌활동이야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똑똑한 비즈니스’라고 하기도 한다. CSR 활동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잘하느냐에 따라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도, ‘악덕한’ 기업으로 인식이 바뀔 수도 있다. 기업에서 사회단체를 지원하든,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든 ‘전략’ 없는 사회공헌활동으로는 ‘돈만 쓰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얻을 수도 있다. ‘착하고 성공한 기업’이 되는 길은 이렇듯 쉽고도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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