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카스, 슈퍼엔 아직 없어요"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일반약의 슈퍼판매가 허용된 첫날인 21일 실제로 약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복지부가 사전 준비없이 밀어부치기식 행정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북구의 사는 주부 최모씨(32)씨는 “약국이 비교적 멀리 있어 인근 편의점에 박카스를 사러갔으나 아직 판매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허무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채모(33)씨는“파스, 자양강장제를 이미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시민들이 꽤 되는데 빨리 현실화돼서 이런 혼선이 매듭지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의약외품을 슈퍼에서 구입하려면 최소 일주일 정도는 기다려야할 전망이다. 제약회사와 도매업자의 거래계약 체결, 상품 코드 등록 등 행정상 준비절차에 일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광화문에서 가맹점 형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경숙(39)씨는 “본사에서 아직 구체적인 날짜를 통보 받지 못했다”며 “주말이면 인근 약국들이 전부 문을 닫는데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일반약의 약국외판매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네슈퍼나 편의점 등은 여러제품들을 소규모로 갖춰놓는 특성상 제약회사들과의 직거래 보다는 의약품 도매상을 통한 유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량으로 물건을 거래하는 대형마트의 경우 제약회사와의 직거래방식이 고려되고 있으나 제약회사들이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카스를 생산하고 있는 동아제약은 표면적으로는 슈퍼유통물량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그동안 약국에서 쌓아온 약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박카스의 광고에 항상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온 약사들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진수희 복지부장관은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카스가)슈퍼마켓에서 팔 수 있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 오던 광고는 틀린 광고다. 그 광고를 계속한다고 했을 경우는 규제 조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의 맏형격인 동아제약이 망설이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매출상승 효과가 미비한 것도 주저하는 이유중 하나다.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마데카솔연고를 판매하는 동국제약 관계자는 “항생제가 들어있는 주력품목인 복합마데카솔, 마데카솔 케어제품은 계속해서 일반약으로 분류되는 만큼 매출이 미미한 초창기 제품인 마데카솔 연고판매를 위해 새로운 유통망을 새로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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