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자 유출도 문제지만 급격한 유입땐 더 심각"

[美 최고신용 금가다] ■정부 대응책은 <br>美 3차 양적완화땐 달러 홍수 가능성 <br>"리먼사태 때와는 다르다" 진단속 사태 악화땐 은행지급보증 등 검토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부총재와 임종룡(〃두번째)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정부 및 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들이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미국발 쇼크로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경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외자 유출도 문제지만 급격한 유입땐 더 심각" [美 최고신용 금가다] ■정부 대응책은 美 3차 양적완화땐 달러 홍수 가능성 "리먼사태 때와는 다르다" 진단속 사태 악화땐 은행지급보증 등 검토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부총재와 임종룡(〃두번째)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정부 및 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들이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미국발 쇼크로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경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의 미국발 쇼크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정부 차원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점검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우선 외국자본의 움직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향후 국제경기 방향성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7일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제3차 양적완화(QE3)를 검토할 경우 넘치는 국제 유동성이 국내에 더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의) 시장흐름을 보면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유입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단기 대응책은 우선 미국발 제3차 달러 홍수에 대비한 외국자본 유출입 변동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존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외국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규제하기 위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외국인의 채권투자 이익에 대한 과세 ▦은행세 도입 ▦김치본드(국내발행 외화채권) 규제 등의 4가지 대책을 점진적으로 실행해왔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게 재정부의 분석이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도 외국인 채권투자 규제에 대해 "정부가 여러 상황을 전제해서 조치 등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김 위원장이 '리먼 사태 당시에 버금가는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과 관련해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에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응방법의 측면에서는 리먼 사태 때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재정부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리먼 사태 때와 달리 현재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없고 은행도 달러 등을 차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외환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리먼 사태 당시 우리 정부와 금융통화당국ㆍ국회의 주요 대응은 크게 ▦유동성 공급(총 27조9,000억원) ▦기준금리 단계적 인하(5.25%→2.00%) ▦은행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추경예산 편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위기해소의 주역이 됐던 것은 한미 통화 스와프였으나 현재는 이 정도의 초강수를 둘 정도로 위기가 현실화된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리먼 사태 당시의 또 다른 시장안정화 대책이었던 기준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추경예산 편성 등도 현 상황에서는 꺼내기가 쉽지 않다. 미국이 QE3를 단행할 경우 넘치는 달러로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가뜩이나 고공행진을 하는 국내 물가 상승을 한층 가속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지는 못할 망정 정부나 중앙은행을 푸는 방식은 당장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일시적인 외화조달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 한해 한은이 달러를 제한적으로 공급하거나 정부가 지급보증을 설 가능성은 있다. 아울러 기준금리의 경우 낮추지는 못하더라도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카드를 검토해볼 수 있다. 물론 정부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미국발 쇼크로 크게 출렁인다면 리먼 사태 때와 같은 비상처방을 다시 쓰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美 신용등급 추락 전세계 '쇼크'…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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