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또 독자들이 읽으면서 무언가 배우는 점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나는 취미삼아 소설을 쓰지 않는다. 온갖 신병에 시달리면서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목숨을 걸고 소설을 쓴다."
중견소설가 황원갑의 소설집 '황혼의 분기점'이 출간됐다. 등단 30주년을 맞아 출간되는 이 책에는 단편소설 22편이 실렸다. 크게 현재를 배경으로 한 1부 '현세의 빛'과 역사를 소재로 한 2부 '역사의 그늘'로 나눠, 각각 10편과 12편이 게재됐다. 이 작품들은 최근 10여 년 '월간 문학'과 '한국소설' 등 월ㆍ계간 문예지에 발표됐던 소설들이다.
표제작인 '황혼의 분기점'은 회사를 퇴직하고 삶을 서서히 정리해나갈 나이의 화자가 노부모 장례를 치르며 겪게 되는 가족 내 불화에 대해 쓴 작품이다. 스스로는 노부모를 모시며 책임을 다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그 나이에 이르니 수중에 남은 것도 부양해줄 자식도 없다. 아내마저도 갈라서자고 나선다. 작가는 이 과정을 담담하고 관조적인 필체로 서술하고 있다.
그는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그간 꾸준히 소설들을 발표해왔다. 특히 1980년대 중반부터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해 철저한 고증과 독특한 구성으로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