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시세가 폭락한 장쉬

제1보(1~17)


명인을 다카오 신지에게 빼앗긴 장쉬는 한 달 후에 왕좌마저 잃고 만다. 왕좌를 빼앗아간 사람은 기성 야마시타 게이고. 그 동안 야마시타를 상대로한 타이틀매치에서는 한번도 패한 일이 없었는데 보기 좋게 당해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고세이(작은 기성) 하나였다. 랭킹2위였던 장쉬가 랭킹7위로 전락한 것이다. 실망하거나 낙담할 겨를도 없이 대국일정이 밀어닥쳤다. 가장 먼저 치러야 하는 것이 도요타덴소배 결승3번기였다. 장쉬는 이미 4개월 전에 결승에 진출해 있었다. 도요타덴소배 진행팀은 다른 세계 기전과는 달리 1회전부터 준결승까지를 1주일에 모두 끝내는 쾌속진행을 선보였다. 장쉬의 결승 상대는 한국의 이세돌이었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이창호는 준결승에서 이세돌에게 패하여 탈락했다. 장쉬는 8강전에서 중국의 콩지에를 꺾고 준결승에서 박영훈을 제쳤다. 2007년 1월 6일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에서 결승3번기 제1국이 열렸다. 기자들의 대부분은 이세돌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다. 한두 명만 조심스럽게 장쉬의 가망성을 얘기했다. “혼신의 힘을 다할 겁니다. 본인방에 이어 명인과 왕좌를 빼앗기고 시세가 폭락한 마당이니 세계 타이틀을 따서 명예회복을 한다는 비장한 각오가 생겼을 겁니다. 가망성이 꽤 있다고 봐야지요.” 제1국을 장쉬가 반집 이겼다. 이틀 후에 열린 제2국에서는 불계패. 이튿날 제3국이 두어졌다. 백16까지는 제2국의 진행과 똑같다. 그 바둑을 진 장쉬가 흑17로 변화를 구했다. 참고도의 흑1 이하 백12까지는 제2국의 진행. 나중에 백이 A에 붙이는 멋진 수가 터져 장쉬가 밀린 한판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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