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정한 '서민대통령'

서민 대통령론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여념이 없다. 특히 호화 빌라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이 후보로서는 더욱 '서민' 이미지가 간절한 것 같다. 때문에 이 후보는 한 측근의 지적대로 '납작 엎드려' 연일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쓰고 무조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이 후보의 경우 수행비서들까지도 놀랄 정도로 '서민화'되고 있다는 평이 들린다. 특히 이 후보가 최근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흙 묻은 오이를 자신의 옷에 서너번 문질러 입으로 베어먹었다는 일화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후보는 삶 자체가 '서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의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이 후보처럼 '빌라 파문'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노 후보의 이미지는 서민적이고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을 준다는 것에 대해 이의가 없을 듯싶다. 그러나 '서민 대통령'은 단순히 외형이 서민적이라고 해서, 아니면 민생현장을 몇번 더 방문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두 후보들이 서민 대통령을 외치기 전에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돈 문제에 대한 의혹이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가 소득신고를 축소해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 후보의 '세풍'(稅風ㆍ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 의혹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이 둘을 등가적으로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후보가 '떠받들기'를 원하는 서민들은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다해왔고 '유리지갑'으로까지 불리며 탈세의 꿈은 꿔보지도 못하고 있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해도 "사회의 고질병"이니 하면서 무감각한 편이다. 두 후보가 서민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면 '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뽑는 첫째 조건으로 후보에 대한 돈 문제, 특히 납세문제를 꼽는다고 한다. 두 가지 의혹 모두 세금에 관한 문제들이다.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고 투명하면 투명할수록 좋다. 두 후보에 쏠리고 있는 각각의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들은 뒤 유권자인 서민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서민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을까. 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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