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 초대석] 오상봉 산업연구원장

대담 : 이용웅 경제부장 yyoung@sed.co.kr<br>"북핵 파장, 실물경제 전이 차단해야"<br>자금흐름 모니터링·정부-민간 정보교류 필수<br>中企엔 융자·보증 확대등 별도대책 마련해야<br>부품소재 우위 활용땐 中과 교역 오히려 이득


북한 핵실험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사태가 더욱 악화된다면 내년엔 3%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오상봉(55) 산업연구원(KIET) 원장과의 만남에서도 첫 화제는 북한 핵 실험이었다. 그는 ‘전염효과(contagion effect)’를 우려했다.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불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무엇보다 충격이 각 부분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고 정부와 업계와의 긴밀한 정보수집 및 교류채널을 구축해야 합니다.” 오 원장은 이어 북한 핵실험 때문에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만약 경기가 위축되면 수출 증대 노력 강화, 민간 투자 지원, 공공기관 투자 확대 등의 정책 운용방향이 필요하다”며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별도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우리산업을 위협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30~40년간 지속돼온 한ㆍ일(무역역조) 관계가 그대로 한ㆍ중 관계에 적용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이라면서도 중국이 전 세계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중첩되는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북한 핵실험이 경제에 미칠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요. ▦ 잠재적 안보위협은 테러 등과 같은 실질적 위협에 비해 경제적 충격이 약하고 회복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번 북한 핵실험의 경우 상황 전개 여부에 따라서는 전염효과로 인해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ㆍ업계 모두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 경기 위축 등의 현실화 된다면 경제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실물경제로 전이를 막기 위해 재화 및 자금 흐름에 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체계 구축도 필수적이구요. 만약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에는 비상경영체제 가동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투자ㆍ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보완적 투자를 유도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가장 우선적인 대책이라면. ▦ UN제재 등으로 사실 대기업 보다는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심리 진작을 위해 신용보증기관이나 국책 금융기관을 활용,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ㆍ보증을 일시적으로 확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성공단 진출 기업의 피해가 현실화 될 경우에는 남북협력기금이나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 등을 통해 자금애로를 완화해 줘야 할 것입니다. - 한미FTA 4차 협상이 23일부터 제주에서 4차 협상이 시작되는데요. ▦이번 4차 협상에서는 수용 가능한 절충안을 상호 확인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요. 아울러 상품에 대한 관세 양허안과 서비스ㆍ투자 분야에서 유보안에 대한 상당한 진전도 기대됩니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4차 협상에서는 우리나라의 민감 품목 및 분야에 대한 안전장치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미 FTA에 대한 반대여론이 여전한데요. ▦ 한미 FTA 반대는 한쪽 측면만 강조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한국과 미국 간에 관세를 낮추면 우리가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 데요. 미국은 우리보다 16배 되는 시장 규모를 갖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5~10%만 끌어올려도 우리에게 엄청난 이익입니다. 또 한국과 미국은 산업이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피해는 계량화 되고, 이익은 수치화 하는 것은 힘들지만 한미 FTA는 분명히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합니다. -일각에서 일본ㆍ 중국과 먼저 FTA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 중국ㆍ일본과의 FTA는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한ㆍ중ㆍ일 3국 모두 산업구조가 같다는 점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10대 주력 산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자동차ㆍ반도체 등이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데 이는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3국간에 기술력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산업구조가 중첩되는 것이죠. 미국과는 당장 부딪치는 분야가 극히 적지만 중국과 일본은 사정이 다릅니다. - 중국의 한국 따라잡기도 큰 경제적 이슈입니다. ▦ 중국의 부상은 기회이자 위협요소 입니다만 저는 기회 쪽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우리의 대 중국 수출품의 60%가 부품소재 입니다. 중국이 산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물품을 우리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이지요. 중국이 성장할수록 한국산 수입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를 통해 볼 때 현재의 한ㆍ일 무역 관계가 한ㆍ중간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완제품에서는 중국에 발목을 잡혔지만 우리가 잘만하면 부품소재에서는 우리가 몇 십년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 산업의 현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업의 탈 한국화가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해외투자 그 자체가 나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가치 사슬 구조상 국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분야를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지요. 단 해외 투자가 국내 외국인 투자를 상회하고 있는 현실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또 비용 절감 또는 국내 규제 회피 차원의 과도한 해외투자가 아닌 지도 따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산업의 탈 한국화와 더불어 국내 투자 부진도 문제인데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국내 투자 부진은 어느 한 두가지의 특별한 이유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기업은 어느 부분에 대규모 전략적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위험 회피적 성향이 팽배해 지면서 기업가 정신이 위축된 것과 핵심규제의 잔존으로 기업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개선되지 않은 점도 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 집단에 대한 사전 규제도 투자 부진의 한 요인일 것입니다. - 수출과 내수의 단절, 산업과 고용의 단절도 심화되고 있는 데요. ▦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경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수준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단절 현상은 선진국으로 가는 이행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세계화 과정에서 기업들이 돈을 벌어도 인도ㆍ중국 등지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지요. 단 속도와 정도의 폭은 우리모두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대중소 상생협력도 이러한 산업과 기업간 단절을 완화하기위한 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 산업의 문제를 푸는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참고할 만한 모델(국가)은 없을까요. ▦ 일본을 들고 싶습니다. 일본은 현재 10년 장기불황을 헤치고 과거의 전성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제조업을 중시 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매우 유사합니다. 일본 제조업 불황 탈출은 신시장 창출에 힘입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이면에는 기업의 노력과 정부 지원이 작용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불황 탈출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규제완화와 더불어 민관의 공감대 형성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데, 이것을 이웃 일본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 하셨는데요. 그렇지만 기업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게 아닙니까. ▦ 전체적으로 우리 산업은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세계 8위의 수출 국가이지요. 전체 수출시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한국산이 3.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2005년 생산기준으로 볼 때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1위 입니다. 조선도 1위, 디스플레이도 1위, 무선통신기기 2위, 철강 5위 등 산업경쟁력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이미 선진국 입니다. 문제는 좋은 측면 보다 나쁜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과 산업의 경쟁력은 달리 봐야 합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2020년 유망산업' 보고서 차세대반도체등 41개업종 선정 세계 7위 무역대국 비전 담아 산업연구원은 최근 심혈을 기울여 미래 한국을 위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2020년 한국의 유망산업' 이 바로 그것이다. 2020년에 유망 업종은 무엇이며 이를 성장 주도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를 담고 있다. 선진국에 뒤지고, 중국으로 대변되는 개도국의 큰 도전에 직면해 자칫 넛크래커에 끼일 수 있는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자원의 효율적 선택과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연구원은 우선 2020년 유망산업으로 1차로 81개 후보를 선정했다. 이를 다시 경제성ㆍ성장성 등을 고려, 14개 산업 41개 품목을 뽑았다. 14개 산업을 보면 차세대 반도체, 신개념 컴퓨터, 차세대 자동차, 콘텐츠산업, 의료서비스 등이다. 41개 업종을 세부적으로 보면 차세대 메모리, 비 메모리반도체, 바이오신약, 텔레매틱스, 차세대이동전화, 유비쿼터스 컴퓨팅, 디지털 TV, 친환경 자동차 등이다. 또 나노섬유, 산업용 로봇, 문화콘텐츠, 노인성 질환 치료 서비스 등도 유망산업 대열에 합류했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는 이들 산업을 통해 세계 7위의 무역대국, 주력산업 수출 세계 4위, 1인당 GDP 4만5,000달러 라는 비전이 담겨져 있다. 오상봉 원장은 "유망산업으로 선정한 14개 산업, 41개 업종은 기업들이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어떤곳
KDI와 함께 대표적인 국책 연구기관
86년 '첨단산업 육성안' IT강국 견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심혈을 기울여 미래 한국을 위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2020년 한국의 유망산업' 이 바로 그것이다. 2020년에 유망 업종은 무엇이며 이를 성장 주도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를 담고 있다. 선진국에 뒤지고, 중국으로 대변되는 개도국의 큰 도전에 직면해 자칫 넛크래커에 끼일 수 있는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자원의 효율적 선택과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연구원은 우선 2020년 유망산업으로 1차로 81개 후보를 선정했다. 이를 다시 경제성ㆍ성장성 등을 고려, 14개 산업 41개 품목을 뽑았다. 14개 산업을 보면 차세대 반도체, 신개념 컴퓨터, 차세대 자동차, 콘텐츠산업, 의료서비스 등이다. 41개 업종을 세부적으로 보면 차세대 메모리, 비 메모리반도체, 바이오신약, 텔레매틱스, 차세대이동전화, 유비쿼터스 컴퓨팅, 디지털 TV, 친환경 자동차 등이다. 또 나노섬유, 산업용 로봇, 문화콘텐츠, 노인성 질환 치료 서비스 등도 유망산업 대열에 합류했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는 이들 산업을 통해 세계 7위의 무역대국, 주력산업 수출 세계 4위, 1인당 GDP 4만5,000달러 라는 비전이 담겨져 있다. 오상봉 원장은 "유망산업으로 선정한 14개 산업, 41개 업종은 기업들이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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