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김명규 한국가스공사 사장

"해외공략통해 세계적 에너지社 될것""이제는 좁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일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입니다. 지난해 해외사업 전담조직인 '해외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영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김명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올해 가스산업 구조개편(민영화)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일부에서는 가스 구조개편을 앞두고 순조롭게 민영화 일정만 잘 챙기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김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곧 민영화된다고 손발을 놓고 있다가는 연쇄적인 메이저 업체간 전략적 제휴 등으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맞고 있는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래서 김 사장은 민영화 일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일을 크게 벌인다는 오해를 무릅쓰고 '글로벌 코가스'라는 해외사업 프로젝트에 정열을 불사르고 있다. 김 사장은 "내년부터 국내시장에서 발생할 가스수요 초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LNG 도입계약과 연계된 외자유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초 노조가 민영화를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갔지만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가스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는 등 타협안을 도출해냈다"며 "연대파업을 강행한 전력ㆍ철도ㆍ가스 등 3개 노조 가운데 처음으로 파업을 철회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조만간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면 구조개편안에 따라 민영화 일정을 밟게 될 것"이라며 "민영화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해외 유수 파트너와의 전략적 제휴, 장기 공급계약 체결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제한을 받아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는 2003년 이후 가스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제때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 가스시장이 일시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들어가면서 수요자의 발언권이 강화되고 있지만 중국 등 신흥국들의 가스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조만간 다시 공급자 시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따라서 적기에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해외 유수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발,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몫을 최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일부 해외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지분 참여사업인 오만 상류 부문(97년)과 카타르 상류 부문(99년)에서 이미 430억원의 수익을 얻어 투자비를 전액 회수한 데 이어 앞으로 23년간 매년 약 300억원의 투자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베트남 가스공급기지 교육훈련 및 기술지원 용역사업을 수주했고 미얀마 A-1광구 탐사사업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10% 지분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김 사장은 "카타르와 오만 지분 참여사업, 미얀마 가스전 개발 등 기존사업을 착실히 수행할 뿐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ㆍ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운전보수 사업과 인도ㆍ미국 등지의 인수기지 건설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 운영ㆍ설계ㆍ시공 노하우를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가스공사의 기술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LNG 저장탱크 국산화사업의 경우, 저장탱크용 단열재를 우리 기술로 개발해 인천기지 지하탱크에 적용하고 있다. 이달 중 국산화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2015년까지 설계와 소재 부문에서 약 2,4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4,8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최근 김 사장의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지속적인 고배당 정책 추진과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7조2,248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14% 증가한 2,969억원을 기록했다. 83년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성과다. 올해 매출과 순익 목표는 각각 7조1,000억원과 2,040억원으로 이자비용 감소, 해외투자 수익증대, 비용절감 등을 감안할 때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상장 첫해인 99년 이후 20%(액면가 기준) 내외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1년도 결산에서는 배당평균적립금 항목을 신설해 384억원을 신규로 적립, 고배당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런 실적개선과 주주 존중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7일 현재 1만6,25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1만7,350원)보다 6.3% 하락했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16% 상승했다. 김 사장은 "민영화를 앞두고 주식 투자자들에게 기업 진로에 대한 불투명성이 지나치게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해외 유수업체에 대한 지분매각, 국제펀드에 대한 적극적인 IR 등을 통해 주가의 제 값 받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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