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하는 영화 ‘네버랜드를 찾아서’(원제 Finding Neverland)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피터팬’이 등장하는 또 한편의 작품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피터팬’의 작가 제임스 배리의 이야기를 다뤘다. 당연히 작가는 실존 인물이지만 요즘 극장가에서 유행하는 전기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피터팬’ 원작의 후일담 내지는 메이킹 필름에 더 가깝게 닿아 있다. 런던에서 나름대로 이름을 날리던 극작가 제임스(조니 뎁)은 자신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자 슬럼프에 빠진다. 연극배우 출신인 아내 메리(레다 미첼)과도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 산첵을 나선 그는 젊은 미망인 실비아(케이트 윈슬렛)을 보고는 첫 눈에 반한다. 아이가 없는 그는 그녀의 네 아들의 활달함에 마음을 뺏기고, 아이들 역시 제임스와 점점 친해진다. 이내 제임스는 아이들과 해적놀이도 하고 마술도 하며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런던 사교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제임스의 아내는 그로부터 더욱 멀어져 간다. 연극 극장주 역시 그를 걱정하지만 이미 실비아와 그녀의 아이들은 그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가 돼 간다. 특히 감수성이 뛰어난 셋째 ‘피터’에게 유난히 정이 간다. 실비아가 병에 걸려 창백해지고 그의 연극도 무대에 못 올려질 위기에 처할 즈음, 그는 실비아의 셋째 아들의 이름을 따 ‘피터팬’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 요란스럽지 않게 영화는 ‘피터팬’이 작가 자신의 투영체였다고 말한다. 예술가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무한한 상상력을 잃는 것과 동의어. 동심의 세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영원히 변치 않는 ‘피터팬’을 만들어 냈다. 영화는 어린 시절에 대한 동경을 그려나가며 동시에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상상력의 위대한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 ‘타이타닉’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케이트 윈슬렛과 함께 은근한 섹시미가 돋보이는 조니 뎁, 더스틴 호프만 등이 출연한다. ‘몬스터 볼’을 연출한 독일 출신의 마크 포스터가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