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조세회피지역 자금, 이탈 가능성"

이르면 7월 과세…차익실현 압력도 높아져<br>6개지역 펀드중 지분변동 '큰손' 44개 달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정부가 지정한 조세회피지역(Tax Haven)을 통해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에 과세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미국 자금은 2조9,000억원 순유입된 반면 조세회피지역으로 꼽히는 룩셈부르크 자금은 총 8,500억원이 빠져나갔고 버진아일랜드와 버뮤다 자금도 각각 5,330억원, 1,210억원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이들 자금의 움직임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데다 조세회피지역 자금에 대한 과세 등 규제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5% 이상 대량 지분(신주인수권부사채ㆍ전환사채 포함) 변동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케이맨군도, 말레이시아 라부안, 룩셈부르크, 버뮤다, 버진아일랜드, 바하마 등 6개 지역에 서류상 본사를 둔 펀드들 중에서 3월 말 기준으로 5% 이상 대량 보유ㆍ변동 보고서를 제출한 큰손은 총 44개에 달한다. 또 이들이 보유한 종목 수는 유가증권시장 37개, 코스닥시장 68개 등 총 105개다. 국적별로는 케이맨군도 소재 펀드들이 5% 이상 대량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55개(유가증권 16개, 코스닥 39개)로 가장 많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케이맨군도의 대표적인 큰손인 애머랜스LLC는 IHQㆍ태창ㆍ한국콜마 등 14개 종목의 주식 927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6개 조세회피지역 소재 큰손들이 국내에서 2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종목은 3월 말 기준 일성건설 등 총 7개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케이맨 소재 코로마스펀드가 동성제약 지분(26.71%, 106억원)을 갖고 있고 라부안 국적의 펀드인 아이비캐피탈은 일성건설 지분(72.78%, 245억원)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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