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0월24일] 베스트팔렌 조약 권홍우 편집위원 1648년 10월24일, 독일 북서부 오스나브뤼크. 유럽의 온나라가 한자리에 모였다. 목적은 30년 종교전쟁의 마무리. 러시아와 폴란드, 변경의 오스만튀르크, 내전 중이던 영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제후국들이 전쟁 종결에 합의하고 베스트팔렌 조약을 맺었다. 조약의 골자는 네 가지. 프랑스ㆍ스웨덴의 영토확장과 네덜란드ㆍ스위스의 독립, 독일의 분할(제후국 주권 인정), 가톨릭과 루터교ㆍ개혁파(캘빈파)의 동등한 권리 인정이다. 유럽의 기본질서를 마련한 조약은 근대적 의미에서의 ‘국가’라는 개념도 낳았다. 영주가 통치하는 중세적 봉건제와 기독교적 신권질서의 자리에 근대적 주권국가가 대신 들어섰다. 가장 큰 수혜자는 프랑스. 가톨릭국이면서도 신교국 편에 선 대가로 알자스와 메츠ㆍ메르 등을 얻었다. 독일ㆍ프랑스간 오랜 국경분쟁의 씨앗이 이때 심어졌다. 신교국의 핵심세력이던 스웨덴도 엘베ㆍ오데르강 하구 일대를 확보해 북구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고 스페인에 80년간 항거해 독립을 이룬 네덜란드는 중상주의 기치 아래 전유럽의 상공업 발전을 이끌었다. 최대 피해자는 신성로마제국. 국토의 5분의4가 황폐해지고 1,600만 인구 중 600만명만 살아 남았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가량의 알짜배기 땅도 프랑스 등에 내줬다. 제후국들의 외교권과 조약체결권도 인정돼 나라가 300여 군소국가로 갈라져 가뜩이나 이름뿐인 제국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1802년 나폴레옹에 의해 멸망되기 152년 전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받았던 셈이다. 유럽 최초의 다자간 국제회의의 소산물인 베스트팔렌 조약이 맺어진 지 358년. 유럽은 통합작업이 한창이다. 주역은 과거 신성로마제국이었던 독일. 역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반전일까. 입력시간 : 2006/10/23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