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상은 위기이지만 또한 기회임도 분명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국내기업 CEO들은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는 중국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해 한국을 금융ㆍ물류 중심지로 키우는 한편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제 구조를 가질 것”이라며 “단순 반복적인 일은 중국에 아웃소싱을 주고 고부가치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타이어 조충환 사장도 “현재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ㆍITㆍ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이택 대한항공 사장 역시 “정부는 동북아 자유무역지대(FTA) 추진 등을 통해 중국과 교류와 협력을 늘리는 한편 미래 전략 사업이나 서비스ㆍ물류ㆍ금융 부문의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들은 다만 `중국=거대시장`이라는 막연한 환상만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격한 노동운동이나 각종 정부 규제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조만간 주요 산업이 모두 중국에 뒤쳐지고 만다는 경고음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중국 주요 산업이 한국을 추월할 시기`에 대해 CEO의 48%가 `5~10년후`라고 예측했으며 `3~5년후(32%)`와 `2~3년이내(17%)`도 49%에 달해 중국발 위기가 결코 멀지않다고 경계하고 있었다.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단 3%에 불과했다.
CEO들은 이에 대해 “중국의 추격보다는 정책 혼선과 노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해외로 탈출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전 국민적인 에너지를 모아 각종 규제 완화, 정치 안정, 투자 심리 회복 등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군 BC카드 사장은 “지리적ㆍ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부상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으면 미국과 멕시코 관계처럼 경제가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은 한편 기술 및 공장의 중국 이전은 개별 기업의 생존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명호근 쌍용양회 사장은 “정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조업을 대체할 신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핵심 인재 확보 및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해외자본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도 “전통의 제조업에 부가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지식기반 산업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