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수위 "신용불량자 대사면"

금산분리 규제 단계적 완화 방안도 마련키로<br>금융개선 "대사면은 반시장적"강화 반발

‘신용불량자 대사면 단행, 금산분리 규제 단계적 완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고 신용불량자 대사면 및 금산분리 규제의 단계적 완화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계는 인수위가 연체기록 삭제 등 경제논리에 반하는 대선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자 “관치금융 및 반(反)시장주의 행태가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금산분리 문제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측은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인수위는 ‘산업자본에 대해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며 “인수위는 은행에 대해 컨소시엄과 펀드 등 다양한 소유형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금산분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도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금감위와 이견이 없었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저(低)신용자들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이 시급한 대책이라는 데 금감위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른 시일 안에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변인은 “신용회복은 비중이 있는 공약”이라며 “부채탕감과 연체기록 삭제 등 신용회복 방안을 검토 중이고 필요하면 공적자금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금감위도 연체기록 삭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소액 채무불이행자의 연체기록을 말소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공약이 ‘반시장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소액 채무는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고 금융기관들이 신용에 따라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관행에도 어긋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시장주의자라고 강조하는 이 당선인이 신용기록 삭제라는 반시장적인 조치를 택하는 것은 관치금융에 다름 아니다”라며 “시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금감위가 앞장서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금감위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꿨다.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최근까지도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날 인수위가 연기금에 대해 은행지분 소유를 허용하고 중소기업 컨소시엄 역시 은행지분 소유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금감위는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해 보고하겠다”며 사실상 수용했다. 금융감독기구가 권력의 시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금감위의 논리가 바뀐 것에 대해) “머리에 끼우는 칩만 바뀌면 로봇이 움직이는 것은 달라진다”며 “기관의 논리는 바뀔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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