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개 기업구조조정기금 '부실덩어리'

4개 기업구조조정기금 '부실덩어리' 지난해 5,540억 손실…이중 3개기금 자본잠식 상태 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4개 기업구조조정기금이 지난해 5,54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고 이중 3개 기금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그 자체가 부실 덩어리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환위기 이후 자금난을 겪던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막고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기금들은 외국계 전문 펀드에 운용을 위탁해왔지만 결국 무리한 투자로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특히 고수익을 노리고 투자했던 비상장사 주식이 코스닥 등록도 힘들어지고 주식 가치도 크게 떨어져 기금에 출자한 금융기관들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구조조정기금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주식투자에서 6,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5,540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기금별로는 아리랑기금이 주식평가손 2,147억원, 처분손 1,038억원 등 주식투자로 3,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봐 당기순손실이 자본금 3,334억원의 90%에 가까운 2,917억원에 달했다. 한강기금도 2,533억원의 주식평가손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2,374억원의 손실을 냈다. 네 개 기금 중에는 채권투자를 한 서울기금만이 유일하게 560억원의 수익을 냈을 뿐 나머지 기금은 모두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올 3월말 결산에서 배당은커녕 자본잠식을 면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또 앞으로 주식시장이 불투명해 추가 손실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는 "구조조정기금에 대해선 낙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며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적정한 가치 평가가 어렵고 또 유동성 확보도 쉽지 않아 상장돼 있는 한강기금 주가도 공표되는 NAV(순자산가치)의 40% 가량 할인된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기관 투자담당자들은 정부의 강요에 의해 출자를 하고 손실을 입은 만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투자담당 임원은 "지난 90년의 증권시장 안정기금이나 98년의 구조조정기금 모두 금융기관의 이익이나 의사와는 상관없이 조성되고 운용돼 왔다"며 "반대하던 금융기관들도 정부 정책에 따라 투자한 만큼 손실난 부분에 대해선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중은행 임원은 "정부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강제로 투자를 강요하고 손실을 떠 넘기는 정책을 더 이상 계속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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