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바로 끊어줘서 편했다

제2보(17~31)



흑17은 제일감이다. 일단 이렇게 퇴로를 차단하고 보아야 한다. 퇴로가 막힌 백은 적진을 향해 전진하는 도리밖에 없다. 그러므로 백18은 너무도 당연한 수라고 보아 마땅하다. 흑19로 들여다본 수 역시 당연하다. 상대의 돌을 무겁게 만든다는 뜻이다. 백20은 이런 정도. 참고도1의 백1로 이어주는 것은 흑이 재차 흑2로 씌웠을 때 수습의 리듬을 찾기가 아주 어렵다. 흑21 이하 25는 흠잡을 데 없는 수순이다. 백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몰아치면 실리와 세력을 모두 장만할 수가 있다. 이세돌은 흑의 포위망에 흠집을 내기 위해 백26, 28의 수순을 치렀는데 강동윤은 백28을 과수라고 생각했으므로 즉시 29, 31로 끊어 버렸다. 그러나 이 절단이 너무 성급했다. 이세돌은 흑이 즉시 끊어 주어서 바둑을 풀어나가기가 아주 편했다고 복기 때 말했다. 이세돌이 가장 꺼려했던 진행은 참고도2의 흑1로 가만히 지키는 수였다고 한다. 백은 2로 연결하는 정도인데 그때 흑3으로 지키면 흑의 실리가 좋아서 흑이 편한 바둑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세돌의 말이었다. 정선 현지에 가있는 윤현석9단에게 전화를 걸어 전야제 분위기를 물었다. 근사한 파티였다는 말과 함께 대국자 양인의 임전소감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매판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하이원리조트의 멋진 풍경에 어울리는 후회없는 바둑을 두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강동윤) "강동윤은 강한 상대입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피곤한 것은 사실입니다. 승패를 떠나 좋은 내용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이세돌) 다음 백의 착점을 알아맞혀 보자. 힌트는 아주 쉬운 자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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