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China)ㆍ인도(India) 등 이른바 친디아(Chindia) 주가가 21일 5% 이상 폭락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커 뉴욕증시 하락에 대한 변동성이 한꺼번에 증폭돼 노출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중국과 인도 경제가 미국의 경기침체와는 상관없이 올해도 고도성장을 할 것이라는 저간의 믿음이 무너진 것도 증시 패닉을 유발했다.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노출=상하이와 홍콩 증시가 중국 최대 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투자에서 48억달러의 대손상각 처리를 할 것이라는 소식에 폭락했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가 동시에 급락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이 거의 없을 것이라던 중국은행의 부실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BNP파리바의 전망을 인용해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손실에 따른 상각액이 48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BNP파리바는 중국은행이 지난해 4ㆍ4분기에 해외 채권투자 손실로 24억달러를 상각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규모를 추가 상각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행은 아시아권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그 동안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 투자에 따른 상각액은 4억7,300만달러로 추정됐었다.
또 중국생명과 중국 핑안보험이 5%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하락장을 이끌었고, 시노펙과 핑안보험 등 대형주도 큰 폭으로 내렸다. 또한 부동산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로 자오상(招商)부동산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주식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중국증시의 폭락은 중국이 서브프라임의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중국의 펀드 가입자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20개 펀드회사의 111개 기금이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식형 펀드에서 300억위안(약 3조7,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광파(廣發)증권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낙폭을 고려할 때 중국 증시의 하락폭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당분간은 박스권을 형성하며 큰 폭의 등락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침체에 휘둘린 인도증시=그 동안 글로벌 급등락 장세에서 한걸음 비켜나 있었던 인도 증시가 폭락한 것은 미국 경기침체 여파가 인도에도 밀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도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이날 하락은 그 동안 고공행진을 구가한 주가 거품이 한꺼번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날 센섹스지수는 장 중 한때 전일 대비 2,062.20포인트(10.8%) 하락했는데 이것은 하락폭으로는 최대고, 하락율로는 지난 2004년 5월17일 11.14%(당시 564.71포인트) 떨어진 이후 최고 폭이다.
인도는 그 동안 제2의 중국으로 불리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전세계 증시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2월 2만선을 넘어선 후 이달 8일에는 2만873.22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대 수출국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지인 미국의 경기침체와 달러 약세에 따른 인도 루피화 가치의 급등은 결국 인도 증시의 거품을 걷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루피화는 지난해 8월 이후 달러 대비 4.9% 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