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서운 아이들

제7보(146~171)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서운 아이들 제7보(146~171) 백은 우변의 제1선을 모두 메우고 들어가야 하며 흑은 상변의 제1선을 역시 모조리 메우고 들어가야 한다. 17세의 최철한은 ‘싸움의 귀신’으로 통하는 조훈현9단의 엄청나게 큰 대마를 잡는다는 사실에 스스로 흥분해 있었다. 그 심리의 허점을 백전노장 조훈현은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수상전을 하는 척하다가 다시 손을 돌려 61로 끊은 것이 조훈현의 노림이었다. 최철한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64로 막았는데 이 수가 패착이었다. 흑65로 꼬부리고 나니 왼쪽 백대마의 사활이 아리송하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든 살기야 살겠지만 좌변이 모조리 흑에게 넘어가면 우변쪽 흑대마를 잡더라도 바둑은 진다. 당연해 보이는 64인데 패착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변신했어야 한다는 말일까.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장면이었다. 정답은 참고도의 백1. 하변쪽 백3점을 내주고 좌변을 커다랗게 사는 사석작전이 이 경우의 최선이었던 것이다. 이 코스였으면 여전히 흑승이었다. 흑71은 어서 백대마를 살라는 위협. 이때까지 미동도 않고 꼿꼿한 자세로 바둑을 두던 최철한이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아직 별로 길지 않은 밤송이머리. 모니터에 비친 그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54…53의 왼쪽. 55…54의 왼쪽. 59…58의 아래. 60…50의 위)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0-03 18:03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