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중소·벤처기업 결산] 벤처열풍 '중소기업 틀'을 바꿨다

최근 중소기업의 동향을 가장 특징짓는 것은 일반 중소기업의 정체와 벤처기업의 급부상이다.「생산증가율 32%-5개월 연속 증가세, 평균가동율 76%-3년내 최고, 고용율-8개월 연속 증가세, 수출액 391억5,000달러-전년동기 15% 증가...」 최근 중소기업청이 발간한 「10월 중소기업 동향」의 내용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현재 중소업체들은 불황을 완전히 극복하고 그야말로 「희망찬 새천년」을 향해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꺼풀만 벗겨 보면 그 내용은 전혀 달라진다. 불황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전산업 평균 생산증가율은 -7.3%였지만 중소제조업은 -29%의 수직하락을 기록했다. 평균가동율도 산업평균치인 68.1%보다 6.5%포인트나 낮은 61.6%에 불과했다. 그만큼 기반이 부족하고 바탕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은 바로 산업이 불황일 때는 끝없이 추락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따라 성장하는 「해바라기」라는 지적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국내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일본에 비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55%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실질적인 측면에서 사업체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점에서 일본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생산성을 표시하는 부가가치는 국내업체가 47.2%인데 반해 일본은 55.2%로 8%포인트나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중소기업은 또 같은 국내업체인 대기업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40%선에 머물고 있었다. 이렇듯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한 것은 연구개발등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간의 노력에 상대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은 0.3%에 그치고 있어 대기업의 2.1%과 비교할 때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은 업체간의 과당경쟁이나 단체수의계약과 같은 제도적 보호에 안주하려는 경향으로 연결됐다. 2~3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벤처기업 열풍은 이러한 의미에서 국내 중소업계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한 것이었다. 소위 「386세대」들이 주축을 이룬 이업체들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면서 경제의 한축을 형성해 나갔고 이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벤처기업 특별법이 제정된 것이 불과 2년전.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지난해에도 1,300여개 업체가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올해는 월평균 200~300개 업체가 새로 벤처로 인정받고 11월말 현재 4,783개로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코스닥의 개설은 이같은 벤처열풍을 더욱 거세게 만들었다. 코스닥에 등록된 업체는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고 자금도 이들 주위에 항상 포진했다. 중소업체위에 군림하던 은행들이 이들앞에서는 일개 투자자에 불과할 정도였다. 물론 이과정에서 「사이비 벤처」나 「무늬만 벤처」가 등장하는 등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들이 금세기의 마지막을 이끄는 마차로 부상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송영규기자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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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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