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계열사들 "나 떨고 있니?"

전략기획실 해체로 '나홀로 경쟁' 불가피<br>그룹 내부물량 많은 광고·건설등 전전긍긍


“나 떨고 있니?” 삼성이 전략기획실 해체를 천명한 후 ‘인 하우스 물량(그룹 계열사 간 이뤄지는 내부물량)’ 비중이 높은 광고ㆍ건설 등 일부 계열사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들 계열사는 향후 삼성의 그룹관리 지침이 개별 기업의 독립경영을 보다 강조, 그룹이라는 울타리 아래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받던 예전과는 상당히 다른 환경에 노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할 곳으로는 광고나 건설 부문이 꼽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제 광고 기업의 순위가 뒤바뀌게 될지도 모른다”며 광고시장에서의 지각변동까지 예상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 광고 물량을 제일기획에 넘겨주는 것이 보편화됐었지만 계열사들이 독자경영을 하게 되면 가격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아니냐”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은 기존의 것을 이어가겠지만 소규모 광고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며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비딩(입찰)’이 여느 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자리잡게 되면 제일기획이 삼성 계열사라는 수혜를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삼성그룹이 브랜드 관리를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그룹 광고는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제일기획의 삼성 광고 수주물량 비율은 해외 마케팅을 포함해 약 55%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그룹 광고 물량이 주는 부분을 기업들의 해외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ㆍ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 발주물량을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였던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전자나 생명 등이 공사 발주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하지만 그 기준은 전적으로 발주처가 정하는 것”이라면서 “작은 물량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독립적으로 살 궁리를 마련하게 됨에 따라 과거에는 소규모 업체들이 공개경쟁입찰에 들어올 기회들을 많이 차단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들도 발주 대상에 올림으로써 건설업체들 사이에 살벌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