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大法서 공개변론<br>이르면 내달 최종판결
| 새만금사업의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1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용훈 대법원장 주재로 공개변론이 열렸다. 법정에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과 방청객들이 몰렸으며, 원고와 피고측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김주성기자 |
|
‘우량 농지를 확보하는 게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다’ ‘죽음의 호수로 만드는 사업을 강행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 2층 대법정에서 16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새만금사업 상고심 공개변론은 원고와 피고측간 치열한 공방으로 하루종일 뜨거웠다. 이날 변론은 취재진과 방청객 등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용훈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모두 참석한 전원합의체 방식으로 진행됐다.
새만금 소송의 쟁점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환경ㆍ경제ㆍ사회적으로 계속 추진할 가치가 있느냐 하는 점. 변론에서 원고측은 ‘죽음의 호수론’으로 공격했고 피고측은 ‘우량 농지 확보론’으로 방어,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부터 양측의 양보없는 논리대결이 펼쳐졌다. 원고측 대리인인 여영학 변호사는 “새만금 사업은 군사정권의 선심공약으로 태어난 것으로 지금 우리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공사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 대리인인 유인의 변호사는 “새만금 사업은 합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농업위기 속에서 우량농지 확보는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필수적인 길이다”고 공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양 진영으로 나뉜 각 분야 전문가들도 새만금사업의 ▦경제성 유무 ▦수질오염 예상수준 ▦갯벌 등 해양생태계 파괴 여부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먼저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해 전승수 전남대 교수(원고측)는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면 해수 순환이 안돼 해양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사업 취소를 주장한 반면, 양재삼 군산대 교수(피고측)는 “갯벌과 바다를 토지와 담수호로 전환하는 것으로 방조제 안쪽의 갯벌 소멸과 인근 해양생태계 변화는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또 수질오염문제를 놓고도 원고측은 “수질개선대책이 모두 실행된다 해도 사업목적에 적합한 수질기준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피고측은 “새만금 담수호의 물을 활용하기까지는 앞으로 6년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수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윤춘경 건국대 교수)며 팽팽히 맞섰다.
갯벌 파괴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농지조성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 중 어느 쪽이 더 큰지에 대해서도 원고와 피고측은 “경제적 손실이 크다”와 “반드시 필요한 국책사업이다”로 의견이 엇갈렸다.
대법원은 이날 공개변론에서 제기된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집중적인 심리를 계속, 빠르면 3월중에 새만금 사건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 공개변론은 지난 2003년 12월 여성의 종중원(宗中員) 지위에 대한 민사소송, 2004년 9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된 형사사건에 이어 이번이 사상 세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