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현재 9,000명을 고용 중인 도이체방크가 고위임원 등으로 구성된 작업반을 만들고 브렉시트가 자사의 영국지점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작업반은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지점을 독일 등 나른 나라로 옮기는 문제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브렉시트 우려를 놓고 HSBC 등 일부 영국계 은행들의 해외이전 경고가 나온 적은 있었으나 외국계 은행의 철수가 공론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73년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 첫발을 내디뎠던 도이체방크는 런던을 비롯한 영국 내 7개 도시에 지점 및 사무소를 두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영국 진출 이후 1989년 현지 최고 증권사였던 모건그렌펠을 인수했고 5년 뒤에는 당시 250여년의 역사를 자랑했던 영국 귀금속 중개업체 샤프스픽슬리를 인수하는 등 자산운용 부문의 투자 및 영업 확대에 주력했다. 특히 7,000명을 고용한 런던지점은 도이체방크 투자은행(IB) 부문의 핵심조직이다. 그만큼 영국을 떠나기가 쉽지 않은 도이체방크가 현지철수 검토라는 초강수까지 둔 것은 브렉시트가 초래할 영국 금융산업 환경 악화의 후폭풍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시사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언한 대로 향후 2년 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한다면 도이체방크 같은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금융산업이 현지에서 2011∼2012년에 만든 일자리는 140만개에 달했다.
영국 제조업계도 대체로 EU 탈퇴에 반대하고 있다. 현지 제조업단체인 EEF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5% 이상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기를 희망했다고 FT는 소개했다. 영국 최대 엔지니어링 업체 사장인 케이스 코크런은 "EU 경제규모는 영국 경제규모의 7배이며 영국 대외무역의 50%를 차지한다"며 EU 잔류가 영국 경제에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