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722만명 "일자리 없어 살림만 해요"

가사ㆍ육아 전담자 사상최대


노동가능인구(15세 이상) 중 가사와 육아만 전담하는 사람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포기한 채 살림만 맡아보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가사ㆍ육아 전념자는 721만9,000명으로 6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같은 시점 생산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는 4,209만8,000명으로 6명 중 1명이 가사와 육아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집안일만 돌보는 가사 전념자는 576만5,000명에 달해 역시 6월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육아 전념자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일터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사 전념자는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한 사례가 많아 더욱 우려된다. 구직의사를 가지고 있던 실업자가 오랜 기간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것이다.


실제로 가사 전념자는 경제위기를 거칠 때마다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사 전념자는 연간 20만명 안팎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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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전념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563만명으로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남성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 13만5,000명에 달했다. 육아를 전담하는 사람은 145만4,000명으로 여성이 144만8,000명, 남성이 7,000명이다.

가사ㆍ육아 전념 여성의 대다수는 결혼이나 육아ㆍ임신ㆍ출산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비자발적 비경제활동인구로 추정된다. 2012년 기준 15~54세의 기혼여성 974만7,000명 중 취업상태가 아닌 여성은 404만9,000명으로 이 가운데 197만8,000명이 경력단절 상태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산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간제 일자리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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