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예금, 실질금리 사실상 '제로시대'

3월 정기예금 금리 5.3%로 내려… 물가상승률은 3년8개월만에 최고<br>이자소득세에 물가상승률 빼면… 예금100만원실질이자는1,300원


정기예금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아 실질이자는 한푼도 건지기 어려운 ‘제로 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21일 금융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예금은행 가중평균 수신금리 기준)는 올해 초만 해도 5.82%에 달했으나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3월에는 5.3%로 내려앉았다. 반면 물가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2.2%, 2.5%에 그쳤으나 올 1ㆍ4분기에는 3.8%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4월에는 4.1%에 달해 2004년 8월(4.8%)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5%일 경우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제외하면 실제 금리는 연 4.23%로 떨어진다. 이를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불과 0.13%포인트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결국 현재의 물가 및 금리 수준이 계속된다면 은행 정기예금에 100만원을 넣을 경우 물가상승분과 이자소득세를 빼고 실질적으로 손에 쥐게 되는 이자는 한 해에 1,300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은행권은 올해 초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가 연 6~7%대에 달하는 특판예금을 집중적으로 판매해왔으나 최근에는 증시 호조 및 금리하락으로 주춤한 상태다. 은행권은 올 1월 최고 연 7%의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으며 무려 20조4,000억원을 조달했지만 특판이 종료되자 증가액이 ▦2월 3조1,000억원 ▦3월 1조7,000억원 등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떨어진 반면 물가는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들의 체감수익률도 크게 낮아졌다”며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은행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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