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천년 새금융] 16. ING생명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은 ING그룹이 상호출자를 통해 주택은행과 업무제휴를 체결하자, ING그룹이 국내에 어떤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ING그룹이 은행·보험·증권이 합쳐진 금융기관 중에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성공한 케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네덜란드 국적의 ING그룹(INTERNATIONALE NEDERLANDEN GROUP)은 1845년 설립된 이래 150여년 동안 세계 60개국에 75개 금융계열사에 총자산 655조원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종합금융그룹. ING그룹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금융권별 장벽을 뛰어넘어 고객의 욕구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탄력적인 변화와 변신의 노력의 결과다. ING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은 물론, 소매금융·기업금융·자산관리·투자은행업무·우체국 업무 등 모든 금융영역으로 서비스를 넓혀갔다.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전략 덕택에 ING그룹의 성장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의 유명한 비지니스 잡지인 포브스(FORBES)는 지난해 세계 100대 기업 중 ING그룹을 미국의 AIG(AMERICAN INTERNATIONAL GROUP)와 함께 10위로 선정했다. 지난 97년 32위에서 2년만에 22단계를 올라선 것. 포천(FORTUNE)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에서도 28위를 기록, 98년 57위에서 19단계를 뛰어 올랐다. 뱅커(THE BANKER)지가 선정한 1,000대 은행 중에서는 26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ING생명도 이에 못지 않은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보유계약액이 94%가 늘고, 수입보험료는 87%나 늘었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생보업계내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총자산도 87%나 불어, 업계 평균에 비해 10배 가깝게 늘어났다. 외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경영효율에서도 생보업계의 벤치마크(모범)가 될만한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효율을 나타내는 1년 이상 보험계약 유지율이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90%를 넘어서고 있다. 2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고객들도 조만간 9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평균의 두배를 넘는 탁월한 실적이다. 그러나 아직 ING생명의 잠재력은 감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잠재력은 보험과 은행, 증권의 이상적인 결합에서 비롯된다. ING생명이 주택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그리고 80~90년대부터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ING은행·ING베어링증권과의 연계를 통해 가장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종합금융서비스(IFS·INTEGRATED FINANCIAL SERVICE)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 이같은 판단아래 ING그룹은 지난해 7월 주택은행과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대 소매금융기관인 주택은행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 ING그룹과 주택은행의 제휴는 최근 봇물처럼 터져나온 은행과 보험의 포괄적 업무제휴와는 그 성격과 깊이에서 판이하다. ING그룹은 주택은행 지분 9.99%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2억7,000만달러(약 3,321억원)를 투자했다. ING는 주택은행의 지분 14.5%를 갖게 돼 정부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ING그룹과 주택은행은 상근과 비상근 임원을 서로 파견했다. 단순한 업무제휴가 아니라 공동경영에 가깝다. 지난 14일부터는 주택은행 지점 창구에서 ING생명의 재정설계사(FC)가 종신보험의 상담과 판매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협력경영체제가 가동된 것이다. 주택은행은 ING그룹의 선진경영기법과 신상품 개발 능력을, 주택은행 자회사인 주은투신은 최고급 자산운영 기법을 전수받을 계획이다. 국내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과거의 굴레와 관성으로 변화가 굼떠지고 있다. 때문에 변화와 변신의 귀재, ING그룹이 ING생명을 통해 어떤 변신을 시도할지 관심거리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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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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