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전선 난기류] 2.(하) 해외로 가는 부품업체들

세계적 아웃소싱 기지 탈바꿈 "납기ㆍ품질ㆍ가격만 맞는다면 한국산 부품을 적극 구매하겠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이 최근 한 말이다. 국내 부품업체들로서는 귀가 번쩍뜨이는 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서 한국산에 문을 연다니.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세계적 부품 아웃소싱 기지로 탈바꿈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4월 중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ㆍ경기도와 공동으로 10일 가량 일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고 수출상담회를 갖는다. 국내 40여개 부품업체가 1,000여종의 부품을 갖고 나가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다이하츠 등 4개사와 상담을 벌인다. 국내 부품업체가 해외에서 여는 수주 상담회로는 최대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혼다와 단계적인 부품 수출에 합의한 상태. 4월 중 혼다 기술진이 방한하면 적잖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1단계로 160건의 부품 도면을 제시한 혼다에 견적서를 보내 이달 중 검토가 끝나면 4월중 미팅을 갖고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밝혔다. 국내 부품업계는 9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 수출했으나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 부품공급의 핵심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 대상에 세계 최대의 부품시장인 미국도 포함된다. 미국의 빅3(GMㆍ포드ㆍ다임러크라이슬러)가 글로벌 소싱에 나서면서 품질ㆍ가격경쟁력을 갖춘 국내업체들을 주목하기 때문. 대표적인 업체가 SJM. 미국 빅3와 미쓰비시ㆍ닛산과 공급계약을 맺은 뒤 남아있는 잔액이 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삼립산업은 국내 부품업체 중 유일하게 미국 GM으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업체로 선정되는 등 헤드램프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월드카 부품개발업체로 선정된 화승R&A도 국제경쟁력이 뛰어나 앞으로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있다.KOTRA와 종합상사들도 차부품 수출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옛 ㈜대우)은 이달중에 미국 빅3(GMㆍ포드ㆍ다임러 크라이슬러)를 대상으로 한국산 부품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KOTRA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동안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한국업체에는 대미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QS9000 인증 획득 등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연락사무소 설치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할것"이라고 충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완성차업체만 바라봤던 국내 부품업체들이 이제 '하청업체'에서 벗어나 국제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이를 살릴 수 있는 정부ㆍ민간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임석훈기자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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