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커플, 남편이 나보다 직급 낮아 불편한데
[경력관리 노하우] 퇴사는 해결방안 못 돼… 먼저 남편과 대화를
김기태 커리어넷 대표
Q: 유통업종에서 영업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경력 5년차 직장인입니다. 결혼한 지 6개월에 접어들고 있는 새내기 주부이기도 합니다. 사내커플로 지금도 남편과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가 사내커플을 꺼려해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지만 굳이 그럴 것 없다는 생각에 당당히 밝히고 결혼을 했습니다.
동갑내기로 제가 남편보다 연봉과 직급 모두 높습니다. 아무래도 여자가 먼저 사회에 진출하게 되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남편이 회사에서 저에게 괜한 자격지심을 갖게 돼 날이 갈수록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사내 주위 사람들이 “아내가 회사에서 잘 나가서 좋겠네”“집에서도 상사로 모시나” 등의 말을 농담식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업무와 관련해 논의를 하려고 해도 너무 퉁명스러워 진행이 잘 안되고, 집에서도 부쩍 짜증이 늘어 저도 남편과의 대화를 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될 것 같아 진지하게 퇴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강은미, 30세 여성)
A: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남편이 아내보다 직급이나 연봉이 높아야 한다는 가부장적 생각은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남자는 체면’이라는 논리가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 잡혀 있다는 의미겠지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 퇴사를 고려하고 있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퇴사는 결코 해결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단절되는 것이며, 퇴사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또다시 새로운 갈등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남편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내가 자신보다 연봉이나 직급이 높아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내의 사회적 위치가 높다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반대로 자랑할 만한 일도 됩니다.
회사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더 이상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외부에서 자꾸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불만이 쌓일 수 있습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계속해서 갈등을 가져온다면 이직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퇴사부터 하고 재취업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직상태에서 6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편 분을 배려하기 위한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입장에서 조금은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생각하시길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또 남편의 불성실한 업무태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지적할 수 있을 정도의 강직함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입력시간 : 2007/03/19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