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 윤상림에게 사건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준 적 있습니까.”(서주홍 전 서울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검찰신문)
“피고인, 후배 경찰들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것 아닙니까.”(최광식 전 경철청 차장에 대한 검찰신문)
9일 ‘법조브로커’ 윤상림으로부터 불법적인 명목으로 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돼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이 피고인으로 출석한 전직 검ㆍ경 고위 간부에 대한 호칭을 달리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김학재 전 대검찰청 차장(현 변호사), 서주홍 전 서울지검 차장검사(현 변호사),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김 전 차장과 서 전 차장은 사건 소개비 명목으로 윤씨에게 거액을 건넨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최 전 차장은 윤씨로부터 1,000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기소됐다.
앞뒤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신문을 하면서 검찰 측은 전직 검찰 고위 간부인 서 전 차장에게는 이례적으로 ‘변호사님’이라는 존칭을 써가며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김 전 차장과 서 전 차장은 모두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며 윤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특히 김학재 전 대검차장은 자신은 “검찰의 희생양”이라며 “검찰이 양식이 있다면 공소를 시정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 기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 전 차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윤상림에게 준 돈 1억3,500만원은 사업상 어렵다고 해서 빌려준 돈이거나 수임료를 반환한 것”이라며 “조사를 받으며 아무리 검찰에 설명해도 검찰이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사 검사에게 서운한 말 한마디 하겠다. 이 사건은 검찰이 전혀 증거 없이, 무리하게, 명분 없이 기소한 것이 실체이며 여론의 ‘제 식구 감싸기’ 비난에 직면한 검찰이 희생양을 만든 사건”이라고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앞서 열린 최광식 전 차장에 대한 재판에서도 최 전 차장은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대가성이 없는 돈이었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