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의 유동성 압박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1일 오전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신청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지난 1월 초에 이어 두번째다. 일단 루머로 판명됐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대우차판매는 GM대우와의 결별 후 버스ㆍ트럭 판매 외에는 마땅한 매출원이 없는 상황에서 송도부지 개발에 따른 자금 유입은 오는 5월께에나 기대할 수 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이날 "대우차판매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 방향 결정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악화 배경=대우차판매는 이날 워크아웃 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본사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없으며 또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지정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설이 잇달아 불거지는 것은 급속히 악화된 자금 사정 때문이다. 대우자판은 지난달 전임직원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하다. 대우차판매가 자금 압박을 겪게 된 것은 1월6일 불거졌던 '워크아웃설'이 주요인. 이 루머로 기업어음(CP)의 만기연장이 되지 않으면서 대우자판은 3,700억원의 기업어음을 모두 결제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GM대우가 일방적으로 결별을 선언, 가장 큰 매출원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대우자판의 2009년 매출 규모는 약 2조6,800억원. 이중 절반가량이 GM대우 판매를 통한 매출이었다. GM대우와 결별하고 지난달 23일 양해각서(MOU)를 맺은 쌍용차와의 자동차 판매 사업 역시 아직 시작하지 못한 상태. 결국 대우차판매의 현재 수입원은 월 700억원가량의 매출이 일어나는 버스와 트럭 판매뿐인 셈이다. ◇대우차 판매 "5월께 위기 해소 가능"=물론 대우자판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유동성 위기 해소를 모색하고 있다. 당장 추진 중인 것은 자산 매각. 이미 계열사인 우리캐피탈의 매각 방침을 정했다. 지분 80% 중 50% 이상을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평촌ㆍ일산 등 전국 12개의 정비사업소 부지도 매각에 나섰다. 여기에 쌍용차 판매 사업이 시작되면 GM대우 판매권 상실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최대 70%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게 대우차판매 측의 설명이다. 또 대우차판매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송도 부지 개발 사업. 대우차판매는 53만8,600㎡(약 16만평) 부지에 쇼핑몰과 문화시설ㆍ학교 등을 포함한 3,800여가구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건설한다. 이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세워졌고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하면 유동성 문제는 쉽게 해소된다는 것. 대우차판매의 한 관계자는 "SPC로 투입될 자금이 7,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며 그 시기는 5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지만 대우자판의 진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유동성 해소 계획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돼야 하기 때문. 쌍용차 판매 사업이 시급하지만 아직 본계약 일정도 잡혀 있지 않았고 우리캐피탈 지분 매각 역시 이제 시작 단계다. 또 대우자판이 산은 측에 요청한 긴급 운영자금도 성사 여부를 알 수 없다. 산업은행 역시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일단 부인했지만 앞으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 행장은 이날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신청설과 관련해 "대우차판매가 GM대우와 결별하면서 유동성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대우차판매 향방을 예단해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주부터 대우차판매 실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대우차판매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좀더 걸릴 수 있다"며 "현재 대우차판매 측과 회사가 추진 중인 송도 프로젝트, 계열사인 우리캐피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여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