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가 재평가작업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그동안 제약업종 주가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업종 지수도 5일 연속 오름세를 보여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가 인하 규모가 예년보다 대체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대응능력을 갖춘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2005년 약가 재평가 대상 5,248개 품목 중 1,469 품목의 약가가 9% 가량 인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4년 749개 품목 중 226개 품목의 약가가 6.3% 인하된 것에 비해 대상과 인하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그동안 제약업종 주가 약세의 원인이었던 약가 재평가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하 품목의 수와 인하 폭에 따라 업체별로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약가 인하로 제약업종 전방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대체품목의 출시가 가능하거나 마케팅 강화로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업체 중심으로 선별적 공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동아제약과 대웅제약, 종근당 등을 최선호주로 꼽고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을 차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약가 재평가 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됐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따른 의약품 관련 제도 변화는 아직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스크린 쿼터 축소 등 FTA추진의 선결적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됐다는게 정부 입장이지만 향후 협상 과정 중 다국적 제약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도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FTA와 관련한 가장 큰 불확실성은 보험 급여 지급요건과 외국계 오리지날 제품의 약가산정에 대한 부분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FTA와 관련해 일방적인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제도 변화는 제네릭 위주 업체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신제품 출시 능력을 갖춘 상위 제약사들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