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역끝내기의 유혹

제10보(149~160)


끝내기에는 몇가지 분명한 공식과 계산법이 있다. 크고 작음이 가장 먼저 문제가 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따져야 하는 것이 선수와 후수의 문제. 후수10집끝내기는 선수5집끝내기와 똑같은 크기로 간주된다. 선수끝내기 가운데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양선수끝내기. 상대방이 두어도 선수끝내기가 되는 자리를 말한다. 그런 자리의 끝내기를 하는 것은 역선수끝내기를 한다고 표현한다. 프로는 이 역선수끝내기에 대하여 대단히 민감하다. 목진석의 흑49는 분명히 역선수끝내기였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는 정답이 아니었다. 그냥 참고도1의 흑1로 점잖게 막아둘 자리였다. 그랬더라면 1집반 정도는 흑이 이기는 바둑이었다. 백2에는 군말없이 3으로 받아주면 그만이었다. 이세돌의 백50이 기민했다. 백50은 중원 상반부에 잡혀있는 백 5점에 희미하나마 숨결을 불어넣는 수였다. 초읽기의 재촉 속에서 목진석은 망설였다. 흑55가 반상최대인데 안전책을 택하자면 이 수로 56의 자리에 막는 것이 현명할 것 같기도 하다. 망설이다가 흑55로 두고 말았다. 흑59를 두면서 목진석은 머릿속에 참고도2를 그리고 있었다. 이 진행이라면 최소한 반집은 흑이 이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는 참고도2의 백1이 아닌 실전보의 60으로 두는 것이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다시 수읽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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