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AIA생명에 "실적이 좋은 설계사를 대규모로 데려가 영업을 방해 받았다"며 1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금액 150억원에는 실제 영업 피해뿐 아니라 설계사 육성에 들어간 유ㆍ무형의 비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AIA생명이 이적 첫 해에만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보너스 지급을 약속하는 등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우수 설계사를 가로챘다는 것이 메트라이프생명의 주장이다.
문제가 됐던 것은 메트라이프생명의 전속 대형지점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마리엘'지점이었다. 해당 지점은 전역 장교들이 주축이 돼 막강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메트라이프생명의 최우수 지점 중 하나였다. 판매실적 100만달러 이상의 설계사들인 '백만달러원탁회의 회원(MDRT)'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4년 연속 챔피언 지점에 등극한 곳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의 대표지점장 두 명을 비롯해 200명이 넘던 직원 중 150명가량이 AIA생명으로 이직하며 양측 간 갈등이 폭발했다.
AIA생명은 한때 5,000명에 가까웠던 설계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지난해 말 기준 2,800여명으로 급감한 상태였다. 그런데 올 들어 보장성보험 영업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으로 설계사 확충에 나서며 8월 말 현재 설계사 수가 3,300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외국계 생보사 중 최다 설계사를 보유한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설계사 수가 지난해 말 7,200여명에서 5월 말 6,800명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서만 400명가량이 이탈한 것인데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가 줄어든 주된 이유로 AIA생명을 지목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7~8월 실적이 좋은 지점 직원 120여명 등 모두 450여명이 이직해 영업을 방해 받았다"며 "상위 지점 조직 전체를 유인하는 일은 업계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AIA생명은 소장을 받아본 뒤 공식적인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조직적이고 치밀한 영업조직 빼가기'는 없었다는 입장이라 양측 간 공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