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반도체 수급 악화 가능성과 외국인의 공격적인 차익 실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이닉스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내내 약세를 보이다 전날보다 5.81%(2,000원)나 급락한 3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8월31일(-6.22%)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외국인은 무려 190만주 이상 쏟아내며 주가를 끌어내렸고 기관도 46만주 이상 내다 팔았다. 이날 급락세는 세계 3위의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가 새로운 D램 생산기술을 개발하면서 D램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엘피다는 최근 25나노 미세공정을 적용한 2기가D램 개발에 성공했고 오는 7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엘피다가 25나노기술의 양산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대응하면서 공급과잉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이닉스의 급락에 대해“엘피다가 25나노D램을 양산할 경우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될 경우 반도체 업계에 또 한번의 ‘치킨게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로 대거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승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개발은 항상 있는 것이고 실제로 엘피다가 25나노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 역시 “오늘의 급락은 외국인들이 하이닉스에 대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하지만 펀더멘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흔들릴 만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