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물펀드 투자] 긴 호흡 가져야 돈 보인다

와인·물·금·한우펀드 쏟아지지만…<br>투자 초기단계 불구 대상별 수익률 천차만별<br>금·천연자원 강세에 농수산업등은 아직 약세<br>대안투자 성격 강해 최소 5년정도 내다봐야



물, 와인, 금, 한우 등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을 대상으로 한 ‘금펀드’와 자원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하자원 펀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실물펀드는 기존의 금융상품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섹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물펀드라고 다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실물펀드는 종류별로 투자 수익률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실물펀드도 주식투자에 못지 않게 세심한 분석을 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실물펀드는 금융상품의 대안투자 성격이 강한만큼 투자부터 회수까지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쏟아지는 실물펀드= 현재 실물펀드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금과 천연자원개발 펀드들이다. 기은SG골드마이닝을 비롯 우리 CS글로벌천연자원,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 등이 있다. 또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한 굿모닝신한증권의 SH명품아트특별자산투자신탁을 비롯 물을 대상으로 한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 와인에 투자하는 유리글로벌신의물방울 등도 운용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월초부터 한우에 투자하는 한우펀드까지 선보이며 80억원을 공모(예정)해 10일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간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실물 관련 섹터펀드는 약 40여개가 운영중이다. 설정액도 지난달말까지 1조원에 가까운 9,300여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금액은 글로벌에코테크주식1(클래스A)로 약 1,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선보이고 있는 대부분의 실물펀드들은 투자대상의 사업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를 하거나 관련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 형태가 대부분이다. 실물펀드의 역사가 짧은 국내 상황을 감안해 높은 수익률보다는 다소 안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실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안에는 금이나 천연자원의 경우 기존의 실물펀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개발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형태의 실물펀드도 선보일 계획이어서 관심을 끈다. 안정적인 수익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이를 통한 높은 수익률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라면 투자해 볼 만하다. ◇투자 대상별로 수익률 명암= 실물펀드들의 수익률은 어떨까. 실물펀드들의 경우 일반 금융상품 펀드들보다 투자기간이 길다는 측면에서 초기의 성과를 잣대로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 대상별로 투자 초기단계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만하다. 현재 실물펀드 가운데 투자를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수익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역시 금과 천연자원 분야다. 3개월 투자수익률을 기본으로 기은SG골드마이닝은 현재 약 1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어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펀드도 수익률도 약 10%에 달한다. 이 펀드의 6개월 누적수익률은 종류에 따라 약 24~25%에 이른다. 금, 자원개발에 이어 수익률이 좋은 분야는 에너지다.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는 7~8%(3개월), 글로벌에코테크는 약 20%대(6개월)다. 그러나 모든 실물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농수산업과 물, 와인 등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실물펀드들의 수익률은 아직까지 명함을 자랑스레 내놓지 못할 상황이다. 농업에 투자하는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는 3개월 수익률이 6%대에 그치고 있다.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 펀드도 6개월 수익률이 0.3~0.8%대에 불과하다. 심지어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펀드들도 상당수다. 우리CS퓨쳐에너지를 비롯 한국월드와이드워터종류형, 그리고 유리글로벌와인신의물방울은 6개월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 1~2%대를 보이고 있다. 실물펀드의 경우 아직까지 일반 펀드인 국제주식 일반형의 평균수익률과 비교해서 전체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국제주식 일반형의 경우 1개월 12%, 3개월 17%, 6개월 30%에 달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행을 타고 성급하게 내놓은 실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 초기인 만큼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기간 최소 5년은 봐야= 실물펀드는 기본적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일종의 대안펀드라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투자금액의 분산과 함게 투자 기간에 대한 분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반 금융상품 펀드들의 경우 보통 1년 또는 3~5년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금이나 천연자원, 에너지 등 실물펀드는 투자 후 최소한 5년정도는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기간은 길지만 나중에 거둬들일수 있는 기대 수확량은 상당히 크다. 보통 자원개발은 비철금속의 경우 사이클이 10년정도에 달한다. 특정 자원이 발견되고 사업성 검토 후 개발 그리고 생산을 거쳐 실제로 투자자가 수익을 쥐기까지 많은 기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투자하기 전에는 신중하게 하고 일단 펀드를 선택했으면 길게 묻어두는게 현명하다는 이야기다. 진정호 마이어자산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상무는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실물펀드들이 선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롱텀(Long-Term)투자로 인식하는게 중요하다”며 “천연자원 등에 투자를 했다면 최소한 5년 정도는 기다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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