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보유세 과표 현실화율 너무 가파르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자가 모두 38만1,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4만9,000명이 늘어났다. 전국의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주택은 모두 30만711가구로 이도 지난해보다 90.1%나 증가했다. 일부 납부 대상자는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집이 없으나 세대별 합산을 하다 보니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경우다. 종부세 대상자들이 내야 할 세금은 모두 1조2,19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대당 평균 세부담은 32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1%가량 늘어났다. 지역과 개인에 따라 종부세 대상자와 세부담 증가율 쏠림현상이 심화된 점도 특징이다. 과천지역의 경우 공동주택 가운데 54.5%가 공시가격 6억원을 넘었고 서초구와 강남구도 절반에 육박했다. 또한 세부담도 최고 3배로 늘어나는 등 상승폭이 만만치 않다. 종부세 대상폭과 상승폭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시가격의 시가반영 비중을 높인 것도 종부세 부담을 늘린 주된 요인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지난해보다 전국 평균 22.8%나 높인데다 과표 적용률도 지난해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한 영향이 크다. 이러다 보니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최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공시가격보다 실거래가격이 더 낮은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종부세 부과 대상자 가운데 36.5%인 13만9,000명은 1주택 보유자다. 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세부담이 커지는 지역의 이의신청도 상당히 많아질 전망이다. 종부세 대상자의 대부분이 버블세븐 지역 등 수도권에 살고 전체 세대의 3%에 지나지 않아 서민 부담은 미미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더 높은 경우가 나올 정도로 과표 적용률을 급격하게 올리면 조세저항을 부를 우려가 있다. 또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 주택분 재산세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서민가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억울한 납세자가 없도록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상향 조정하거나 과표 적용률의 단계적 상승을 재조정하는 방안 외에 1주택자에게는 보유연한에 따라 단계별로 세액을 공제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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