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마더 테레사 효과

몇 해 전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매우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의대생들을 봉사 활동에 참여시킨 후 체내 면역기능을 측정했더니 크게 증강됐다는 것이다. 또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게 한 다음 인체 변화를 조사했더니 그것만으로도 생명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렇게 봉사 활동을 하거나 봉사 모습을 보기만 해도 면역 기능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테레사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평생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돌보다 87세의 나이로 타계한 테레사 수녀가 남기고 간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우리 회사도 2년 전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과 공동체적 삶을 위해 ‘이웃에 사랑을, 사회에 희망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에너지 자립의 토대인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봉사단 창단 당시 ‘일상 업무만으로도 바쁜데…’ ‘주말 여유마저 빼앗나’ 하면서 직원들 입이 뾰로퉁하게 튀어나왔다. 그러나 봉사의 참기쁨을 맛보고 난 후 직원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희망이 피어오르는 것을 본다. 봉사한다고 양로원 앞에서 무표정하게 선물 증정식을 하며 사진만 찍던 형식적인 행사는 사라졌다. 여름에 발전소 주변 마을 어르신 댁의 모기장을 고쳐드리고 김매기 뒤에 족욕과 발 마사지를 해주니 주변 마을 239곳은 말 그대로 자매마을이 됐다. 지난 2004년 10월부터 운영하는 ‘러브펀드’ 모금에는 현재 전직원의 94%가 자발적으로 참여, 봉사 활동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올해부터 직원들은 매월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는 ‘꿈나무 사랑기금’도 운영한다. 직원들은 이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공동체적인 삶 속에 녹아들고 있는 셈이다. 수지침요법사 자격증이 있는 한 직원은 3개 마을을 돌며 80여명의 어르신을 돌본다. 최근 그의 아내도 남편을 돕기 위해 수지침요법사 자격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봉사 활동에 참가한 직원들은 엔도르핀이 나와 저절로 건강 증진 효과마저 누리는 셈이라고 말한다. 이쯤 되면 봉사는 그 어떤 보약보다도 나은, 진정한 건강 비법이라고 생각된다. 인삼ㆍ녹용이 나뿐 아니라 남들의 건강은 물론, 정신적 기쁨까지 안겨주겠는가. 지난주 말에도 수해 지역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동네 주민들과 팔을 걷어붙이고 수해 복구를 위해 땀을 뻘뻘 흘렸다. 가슴이 훈훈해지고 ‘테레사 효과’를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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