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뉴욕증시 10분만에 1,000P 급락 '플래시 크래시' 1년

초단타 매매 규제 도입했지만… "재발 100%방지 장담 못해" <br>시장 변동성 줄면서 수익 올리기 어렵자 초단타거래 크게 감소<br> 시장은 평온해진 모습<br>"인간·시장·기계 예상치 못한 조합땐 또다시 발생 가능성"


뉴욕주식시장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지난해 5월 6일 오후 다우지수는 단 10분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시장에 환멸을 느껴 이탈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플래시 크래시의 가능성은 없는가', '초단타 매매(high frequency trading)의 규제가 과연 적절한가'플래시 크래시 1년을 맞아 미 언론들은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플래시 크래시가 인간과 시장, 그리고 기계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라면 빈도는 줄일 수 있을 지라도 발생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결론이다. ◇1년 전보다 평온해진 시장=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플래시 크래시의 주범으로 몰렸던 컴퓨터에 기반한 초단타 매매 회사들의 주식거래가 크게 줄어들어 시장이 평온해졌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4월까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상장된 종목들의 주식거래는 하루 평균 63억 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었다. 특히 4월의 평균거래는 58억 주로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시카고 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시장도 안정적이다. 뉴욕주식시장의 주식거래규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으며, 특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부터 2009년 3월 사이에만 거래규모가 두 배가 늘었다. 당시에는 주가의 변동성도 지금에 비해 매우 컸다. 초단타매매회사는 짧은 순간에 주식을 보유하면서 매매가격 차이를 이용해 조금씩 수익을 올린다. 로센블랫 증권에 따르면 초단타거래자들은 100주를 거래하면서 5~7센트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선 주가의 변동성과 거래규모가 줄어들면 이들로서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게 된다. 초단타매매 회사인 팬 알파트레딩 회사의 파트너인 윌리엄 메컴은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워지자 많은 회사들이 시장에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주식시장에서 초단타매매회사들의 거래비중은 지난 2009년 61%에 달했지만, 지금은 54%까지 떨어졌다. ◇초단타 매매 규제 어디까지= 플래시 크래시 이후 미 당국은 두려움에 떠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초단타매매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왔다. 그러나 초단타 매매가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긍정적인 가능도 가지고 있어 규제일변도로 갈수도 없다는 점이 당국의 고민이다. 메리 샤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은 지난주 "또 다른 플래시 크래시의 발생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는 보장하지 못한다"며 "시장의 구조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그 동안 도입된 규제로는 대표적인 것이 한 종목의 주가가 5분 동안 10% 이상의 변동이 있을 경우, 미국 전역에서 거래를 자동적으로 멈추게 하는 '서킷 브레이커'와 증권사 등 중개업체들이 주로 기관투자가인 극초단타 매매자들에게 빠른 주식 매매가 가능하도록 전산처리 시스템을 유료로 빌려주는 '네이키드 액세스(Naked Access)'의 금지 등이다. SEC는 이와 더불어 시장변동성의 필요이상으로 확대하지 않도록'호가제도의 개선(limit- up limit-down mechanism)'도 추진 중이다. 임의적인 대규모 거래주문 취소를 억제하기 위해 주문 취소 부과금을 부과하는 방안, 초단타매매회사에 시장조성자(market maker)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의 개선이 플래시 크래시의 재발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 나스닥의 에릭 놀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예기치 못한 기계적 결함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그러한 기계적 결함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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