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잡스시대 이후] "창업주 잃은후 내리막길 애플, 소니처럼 될수도"

워크맨 개발로 세계적 성공… 모리타 사망후 끝없는 추락<BR>타임誌 "타산지석 삼아야"


스티브 잡스라는 거목이 사라져버리면서 애플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은 6일 '애플이 잡스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애플이 그들보다 앞서 전세계적으로 혁신을 주도했던 기업인 소니처럼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다른 경영방식과 혁신으로 전자기기 업계를 주도했던 소니는 모리타 아키오라는 혁신가를 잃어버린 후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도전'과 '대성', 그리고 '자만'. 잡스에게 썩 잘 어울리는 이 세 단어는 잡스 이전에 일본의 전자기업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를 지칭하는 수식어이기도 했다. 모리타는 지난 1946년 소니의 전신인 도쿄통신공업을 설립해 라디오 수리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1958년 소니로 회사명을 바꾼 후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1979년에 발상의 전환으로 개발한 워크맨은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전자기기 산업뿐만 아니라 패션과 음악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애플의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잘 나가던 소니도 모리타를 잃어버린 뒤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모리타는 1993년 뇌졸중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1999년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가 사망한 뒤 소니는 2000년대 들어 끝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조사해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소니는 2005년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브랜드 가치를 추월당했으며(삼성전자는 20위, 소니는 21위), 5년 뒤인 지난해에는 각각 19위와 34위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타임은 창업주의 부재가 곧 기업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타임은 소니의 워크맨과 애플의 아이팟을 비교하며 "이들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브랜드로 살아남은 기업"이라며 특히 "한 개인의 힘으로 혁신을 일군 기업"임을 강조했다. 모리타가 사라진 뒤 방향성을 잃은 소니처럼 잡스가 사라진 애플도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잡스는 모리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이는 잡스의 경영철학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젊은 시절 모리타를 동경했던 잡스는 1977년 애플 본사가 소니 영업소와 한 건물에 있었을 당시 소니 사무실을 자주 찾아 소니의 제품을 유심히 살펴봤다고 한다. 이후 잡스는 모리타로부터 최초의 워크맨을 직접 선물 받고 소니의 혁신을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잡스는 2001년 아이팟을 개발하고 아이팟을 '21세기의 워크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소니는 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줬던 모리타의 부재로 그저 그런 기업으로 전락했다. 소니와 비슷한 길을 걸어온 애플이 소니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지 앞으로 애플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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