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초라한 헤지펀드

11월 기준 평균 수익률 -4.37%…2008년이후 최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헤지펀드 업계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말 기준 전세계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4.37%를 기록해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헤지펀드리서치(HFR)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를 예측해 명성을 얻었던 폴슨앤드컴퍼니의 '어드밴티지플러스펀드'의 경우 올 들어 무려 46%의 손실을 냈고 유럽의 스타 펀드매니저인 필리페 자브레는 올해 초 일본 주식에 집중 투자했다가 3월 대지진에 직격탄을 맞아 22.4%의 손해를 봤다. 이밖에 원자재 전문 매니저인 마이클 콜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역시 33%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른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업계에 찬바람이 든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이 기침을 하면 뒷날 아시아가 몸 져 누울 정도로 글로벌 시장 동조 현상이 커졌고, 주요 국가들의 정치 상황이 혼란해진 것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라이언게이트 캐피털의 제프 홀랜드 이사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그 자체"라며 "특히 유럽에서 일어나는 정치 변수를 예측하려 한 매니저들은 모두 큰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펀더멘탈이 아닌 감정에 좌지우지된 탓에 합리적 예측을 통한 수익 실현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으로 내몰리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들 역시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포트폴리오에서 은행 예금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차입을 통해 투자 규모를 불리는 레버리지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반면 사람의 예측이 아닌 컴퓨터의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금융공학 헤지펀드들은 오히려 각광을 받고 있다. 수학자 출신인 데이비드 쇼가 설립한 오쿨루스펀드는 올해 18.5%의 수익을 거뒀고 역시 컴퓨터가 운영하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역시 30%가 넘는 플러스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브레반 하워드가 운영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매크로 헤지펀드 역시 미 국채값 상승(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해 13%의 이익을 봤다. 사람보다 컴퓨터가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스카이브릿지의 트로이 가이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투자 전략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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