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발언대/7월 23일] 창조적 창직(創職)의 시대

올해 초 방송된 SBS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는 주인공이 아이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있다. 피아노 소리는 들리지만 피아노는 없다. 그들이 연주한 것은 피아노가 아니라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을 피아노로, 플루트로 변신시키는 마법을 실현시킨 것은 신석현 형아소프트 대표다. 형아소프트는 올해 상반기만 1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주부 현진희 씨는 하루 평균 4만명이 방문하는 인터넷 블로그 ‘베비로즈의 요리비책’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파워블로거다. 이 블로그는 개설 이래 3,000만명이 방문했고 10만명 이상이 이웃 블로거로 등록돼 있다. 그의 주방노하우가 담긴 ‘베비로즈의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는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제는 월간지로 변신해 매달 ‘팬들’의 밥상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현 씨는 아토피가 심한 둘째 아이를 걱정하는 그저 평범한 주부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재능과 지식,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ㆍ콘텐츠ㆍ서비스를 창출하는 1인 창조기업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되고(Brand U), 나 스스로가 나를 고용한다는(Me Inc.) 톰 피터스의 1인 기업가 정신을 구체화해 낸 선각자들이다. 중소기업청에 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한 1인 창조기업의 수가 이미 8,000개를 넘어섰다. 취직(就職)이 아니라 창직(創職)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교육제도의 프레임을 따라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직업적 삶을 추구해 온 것이 지금까지 ‘취업’의 패러다임이었다면 ‘창직’은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적 패러다임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자기 자신을 고용하는 창조적 활동이다. 이는 급변하는 기술과 경제 환경 속에서 피할 수 없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그 어느 때보다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업들의 최우선 목표로 강조되고 있듯이 안정된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이런 빠른 변화의 물결들은 조직이 나를 지배하는 삶보다 스스로 자신을 경영하는 창조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스마트폰이 가져 온 앱스토어의 기회는 그 대표적인 예다. 신석현 대표와 현진희 씨는 새로운 기회를 먼저 발견하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능력자(能力者)’이자 ‘용자(勇者)’인 것이다. 정부는 창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갈 ‘능력자’들과 ‘용자’들의 힘을 북돋우고자 한다.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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