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재계현안 논의할까 관심 투명사회 협약식서 한자리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 최태원 회장(왼쪽부터) 한자리에 모이는 ‘재계 빅4’가 이번에는 어떤 표정들을 지을 것인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오는 9일 오전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서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그동안 재계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적은 대통령과의 면담 등 피하기 힘든 자리였었다는 점에서 총수들의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묘하다. 재계 관계자들은 “공식적인 모임인 전경련 총회나 회장단 회의 등에도 1~2명의 총수가 항상 빠지기 마련이었지만 이번엔 모처럼 한 사람도 예외없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발전적인 대화가 나눠졌으면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재계 ‘빅4’ 총수들은 전경련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교류했던 선대 회장들과는 달리 개인적인 만남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외환위기 때의 빅딜 ▲전경련 운영문제 ▲노사문제 등의 각종 재계현안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불편한 관계가 아닌가 하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4대 그룹 주변에선 총수들은 각자 일정이 바쁘다보니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재계의 고위 관계자는 “4대그룹 총수간 교류가 뜸한 것은 시대가 달라진데 따른 당연한 변화일 뿐”이라며 “체계적인 협조체제가 잘 마련돼 있다”며 일부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일자리창출 보고대회에 동석한 이 회장과 정 회장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누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번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은 반부패사회 건설을 위해 재계가 힘을 모으겠고 다짐하는 자리인 만큼, 보다 건설적인 대화가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과 달리 재계에선 총수 각각이 개인적인 소신이나 호ㆍ불호 등을 이유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왔었다. 특히 최근에는 상근부회장이 공석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현안에 대해서도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의구심을 키워왔었다. 마침 이 자리에는 최근 연임된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함께 참석하게 돼 ‘빅4’ 총수들과 공석중인 전경련 상근부회장 선임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을지 관심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행사 시작 전에 도착해 빅4 총수간 가벼운 인사나 간담을 나눌 시간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전경련 상근부회장 선임 등)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는 나누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의 상근부회장 부재가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빅4 총수는 일정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강 회장이 이날 몇 명의 상근부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빅4 총수가 이를 승인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입력시간 : 2005-03-08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