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일본의 도시바(Toshiba)가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러지(Micron Technology)에게 총 2억8,8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사는 낸드 플래쉬(Nand Flash) 메모리에 대한 ‘무역 분쟁’을 종결시키기로 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란 대용량화에 유리한 반도체기억장치로 디지털카메라, 휴대용저장장치, 컴퓨터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원래 도시바를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의 특허침해를 이유로 도시바 제품의 미국 내 수출금지를 청구한 회사는 미국의 렉사 미디어(Lexar Media)였다. 이 회사는 주로 메모리카드ㆍUSB플래시드라이브 등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면서, 삼성전자ㆍ올림푸스ㆍ소니 등에 기술을 라이선스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론이 최근 주식교환방식에 의해 렉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위 특허침해소송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렉사와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 ‘특허분쟁’은 지난 2002년 도시바가 렉사의 메모리 관련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렉사가 도시바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본격화됐다. 당초 양사는 1997년 플래시메모리카드의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도시바가 렉사에 자본을 출자하는 등 플래시카드 상품화에 협력해 온 사업파트너였으나, 1999년 도시바가 출자를 회수하고 렉사의 라이벌사인 샌디스크와 플래시카드 제조를 위한 합작제휴를 하면서 대립이 시작됐다. 위 소송에서 렉사는 출자 당시 도시바가 자사의 플래시메모리카드 컨트롤러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제휴를 요청한 후 이 기술을 빼갔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해 도시바에게 약 2억8,0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선고했었다. 한편 렉사는 위와 같이 도시바와의 관계가 틀어진 후 2001년 삼성전자와 향후 10년간 자사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카드의 컨트롤러 기술을 제공키로 하는 특허 제휴를 맺었다. 이 합의를 통해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 및 관련 카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