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일정부 개입” 우려 반영/달러화 급락 배경과 전망

◎1불당 115엔 눈앞… 인플레·수출위축 불보듯/금리 현수준 유지 연말까지 110엔선 맴돌듯「한계에 다다랐다」. 7일 달러화가 하루사이에 달러당 2엔 이상 급락한 것은 달러화의 계속된 강세에 미일 양국정책론자의 위기감이 시장에 투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간 일본 정책당국은 줄곧 엔화 약세를 방관해왔다. 침체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만큼 「특효약」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어느정도의 약효를 발휘한게 사실이다. 마이너스에까지 줄달음쳤던 경제성장률이 한때나마 최고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달러당 1백15엔선이 눈앞에 다가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무엇보다 무역흑자가 확대되고 있는게 문제다. 엔화약세는 일본의 수입가격을 높이게 되고 결국 무역수지의 확대와 연결된다. 이는 감소세에 있던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 10월중 다시 22.1%나 늘어난데서 입증된다. 물가 역시 문제다. 당장 내년부터 소비세율이 현행 3%에서 5%로 높아진다. 엔화 약세로 수입물가까지 높아지면 인플레가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이다. 이날 일본 대장성의 국제금융국장인 사카키바라 에이즈케가 『더이상 엔화를 낮은 상태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데 이어 경제기획청의 관리까지 여기에 동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상황판단에서다. 이같은 발언은 일 정책당국이 조만간 금융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확신을 품게했고 투자자들이 이날 대거 달러화 투매에 나서게한 자극제 역할을 한 것이다. 미측도 더이상의 달러강세는 원치 않는다. 증가하는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첫번째 문제다. 달러화가 1백13엔선을 넘어서면서 미국 기업인들은 이미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수출 경쟁력이 그만큼 하락하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에게 1백15엔은 물러설 수 없는 「낭떠러지」다. 여기에 클린턴의 2기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무와 국방장관은 이미 사퇴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유임이 확실해보이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교체설까지 나돈다. 루빈은 「강한 달러」의 신봉자다. 그의 퇴임은 적어도 달러화 강세에는 도움될게 없다. 전문가들은 환율곡선의 앞으로 추이가 오는 13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연준리(FRB)의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금리의 현행 유지가 확실하다. 일본 역시 금명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는 달러강세의 근본원인인 양국간 금리차가 현수준대로 유지됨을 의미한다. 달러화가 올해말까지는 1백10엔선 주위에서 맴돌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여기에 기초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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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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