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헌재, 보복 우려로 법정증인 신원 비공개 `합헌'

조폭 두목 등이 낸 증인 공개 요구에 거부할 수 있어

보복 우려가 있을 경우 증인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거나 증인신문에서 피고인을 퇴정시킬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조폭 두목의 보복을 우려해 증인 인적을 공개하지 않거나 법정 증인 신문 때 피고인을 퇴정시킨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헌재는 "증인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김모씨 등이 낸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헌재는 "해당 법조항은 형사절차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신고자 등을 실질적으로 보호함으로써 피해자의 진술을 가로막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쉽게 하려고 규정된 조항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퇴정하더라도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할 수 있고, 변호인이 없으면 반드시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게 돼 있다"며 "피고인은 증언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고 진술서나 조서 역시 인적 사항을 제외하고 열람, 복사를 통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방어권 행사에 본질적인 제한을 받는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택 청하위생파 두목인 김씨와 행동대장 심모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과 4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김씨 등은 항소심 진행 중 "1심 재판에서 이정재, 김두한 등 가명으로 진술한 이들의 증언이 유죄의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며 "증인의 인적 사항을 비공개로 하고 피고인을 퇴정시킨 채 증인 신문할 수 있도록 한 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적법절차의 원리 등에도 어긋나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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