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4일 오전 장중 1천원선이 붕괴되자 외환당국과 시장딜러들이 바짝 긴장하며 시장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환율이 1천2원선까지 밀리자 외환당국은 장끝무렵 대규모 매수개입을 단행한 바 있으며 이날도 당국의 매수개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들은 당국의 매수개입 규모가 최소 6억달러, 최대 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의 매수개입은 작년 상반기 장중 1천원이 뚫리면서 시장이 불안조짐을나타냈던 상황 이후 거의 8개월만에 최대 규모로 여겨진다.
작년 하반기에도 당국의 개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규모면에서는 미미한 정도였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환보유 증가액은 113억달러로 4년만에 최소규모를 기록, 당국의 시장개입이 예년에 비해 상당한 정도로 둔화됐음을 보여줬다.
외환시장에서는 4일 오전 장중 1천원이 붕괴된 직후에도 당국의 매수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추가하락의 폭이 다소 제한되는 분위기다. 당국에 즉각 뛰어들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만큼의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주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날 당국의 대규모 매수개입이 폐장직전에 집중된 것은 종가관리 차원으로 볼수 있고, 매수개입의 결과 1천원선을 지지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시장흐름을 뒤바꿀만한 조치는 아니었다 것이 시장의 일치된 분석이다.
즉, 당국의 개입이 소극적 물량흡수 차원일 뿐 원.달러 환율을 일정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그동안 외환당국이 기회있을 때마다 언급해온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4일 시장 개장과 함께 1천원이 깨진후에도 외환당국의 고위인사는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입장이 없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해 관망적인 입장을나타냈다.
시장의 수급상황으로 볼 때 달러공급 우위인 것이 분명한 이상 외환당국의 매수개입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다만 하락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정도로만 미세조정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상황이 달러공급 우위측면과 함께 대외여건을 선반영한 심리적 요소도 강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연초 환율하락세의 원인이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물 출회물량이 증가한 탓도 있기는 하지만 물량 자체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 시장의평가다.
수급요인 이외에 미국의 금리인상기조가 곧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에 자극받은역외시장의 달러매도세, 그리고 엔.달러환율 하락 등이 겹치면서 환율하락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국의 매수개입에도 한계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극적 물량흡수를 통한 미세조정에만 치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