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커스] 삼성·LG '토종의 대반격' 시작된다

'잡스 없는 애플, 씨 없는 사과 되나.' 애플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가 출렁이고 있다. 아이폰ㆍ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IT기기를 잇따라 발표하며 스마트 생태계를 장악한 애플에서 잡스가 그동안 행사해온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향후 글로벌 IT업계에 엄청난 변화의 태풍이 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과 스마트단말기 부문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일단 '호재'라고 반기면서도 애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애플은 성명서를 내 잡스가 CEO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후임자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게 됐으며 잡스는 이사회 의장으로 남게 된다. 애플은 "잡스의 비전과 리더십은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가치 있는 기술기업이라는 현재 위치로 이끌었다"며 "이사회는 쿡이 차기 CEO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잡스 없는 애플이 앞으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잡스의 카리스마와 창의성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온 상황에서 그의 사임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잡스 중심의 1인 리더십 체제에서 집단체제로 전환되는 한편 시스템에 의존하는 경영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희조 목원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애플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계속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미 갖춰진 시스템으로 이끌고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석 서울시립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잡스의 카리스마와 창의성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온 애플의 경영방식을 볼 때 애플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우리로서는 기회를 맞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잡스 사임 이후 애플과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대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ㆍ아이패드에 갤럭시Sㆍ갤럽시탭으로 맞서며 구글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사장단회의에서'비욘드(beyond) 애플'을 공식 선언하고 갤럭시S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잡스의 사임발표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시간외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5.9% 급락했다. 반면 국내증시에서는 삼성전자 가 2.4%, LG전자가 1.27% 오르는 등 IT주들이 상승세를 보여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