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역시 삼성 없이는 안되겠네"

원하는 품질·안정적 공급 어렵자 패널 부품 사용량 다시 늘려<br>1분기 아이패드용 물량 65%나<br>AP부문선 삼성전자 전면 배제… 글로벌 IT산업 역학구도 관심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는 애플이 최근 들어 다시 패널 부문에서 삼성의 부품 사용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에서는 삼성전자를 배제해가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삼성ㆍ애플 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의 구매처에서 샤프를 제외시키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크게 늘렸다. 일본의 샤프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부품 다변화 전략을 추구하면서 혜택을 입은 주요 업체 가운데 하나다.


디스플레이서치 조사에 따르면 실제 올해 1ㆍ4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용 9.7인치 패널 공급량은 231만개로 지난해 4ㆍ4분기 139만개보다 65%나 증가했다.

특히 전체 아이패드용 패널 공급량이 지난해 4ㆍ4분기 1,550만개에서 올 1ㆍ4분기 733만개로 절반 이상 줄었지만 오히려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은 늘어났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은 1,220만개에서 502만개로 59%나 급감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애플에 190만개의 패널을 공급했던 샤프는 올 1ㆍ4분기 아예 거래 자체가 끊어졌다.

애플이 지난해 삼성에 대한 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 이외의 업체에 부품을 조달하려고 시도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마존의 태블릿 PC 출시 등에 맞춰 공급선 다변화를 시도한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1,550만대 규모의 애플향 태블릿PC 패널을 공급했지만 하반기부터 공급 물량을 축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8월에는 월 100만대 이하로 줄였다.

관련기사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이 일본과 대만ㆍLG디스플레이 등으로 부품선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애플향 패널 공급 가격이 낮은 점을 고려해 애플에 대한 패널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애플의 부품 다변화 전략은 일본의 샤프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애플이 급기야 안정적 패널 공급이 가능한 삼성디스플레이에 주문을 하면서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과 삼성전자 AP 등의 물량을 급속도로 줄이면서 삼성 견제에 나섰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애플이 원하는 품질의 부품, 안정적인 물량 조달이 가능한 업체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디스플레이 물량 채택을 늘려나가고 있는 애플이 AP의 경우 삼성전자를 전면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지타임스는 이날 애플이 2014년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6부터 AP를 전량 다른 곳으로부터 공급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패널도 다른 곳에서 전량 공급 받으려다 결국 삼성의 사용량을 다시 늘렸다"며 "AP의 경우 다시 삼성으로 회귀할 여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