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주춤했던 자동차 판매실적을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영업일수 부족 등으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 양호한 실적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한 템포 쉴 때가 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5월 국내 5개 자동차 업체(현대차•기아차•GM대우•쌍용차•르노삼성)의 내수판매 실적은 11만5,701대를 기록, 전월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7.1% 떨어졌는데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다른 4개 업체가 모두 지난해 5월에 비해 판매가 늘었지만 현대차의 5월 내수만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한 것이 자동차 내수 전체 시장 위축의 요인이 됐다. 이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4월과 비교해 영업일수가 3일 적었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5월 내수판매가 외형상 전월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판매대수는 6,090대로 전월 대비 8.7% 늘었다"며 "질적 판매수준은 오히려 전월보다 좋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년 동기 대비 위축 역시 지난해 5월 자동차 수요 진작책에 따른 기고효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9%, 33% 증가하는 등 견조한 실적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 자동차 업황의 선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현대차 내수를 제외한 자동차 업계의 5월 판매 결과는 양호한 수준"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수요 상황 역시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현대ㆍ기아차의 시장점유율(MS) 상승 및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내수시장에서의 현대차 위축은 차업종 전체의 센티멘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기아차의 K5 출고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인데 이로 인해 현대차와의 점유율 순위 경쟁이 초미의 관심사"라며 "업종 대표주라는 위상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 간 순위 역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점은 업종 전체 센티멘털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무현 유화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에도 불구, 중국시장은 경쟁업체들의 인센티브 확대전략에 따라 당분간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이 멀리 도약하기 위해 한 걸음 쉬어가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