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고 또 보는 뮤지컬 마니아 잡아라

골수팬 확보해야 매출 확대<br>쿠폰·적립제 등 마케팅 활발<br>조승우 6년만에 출연 '헤드윅'<br>10회 이상 관람 200명 넘어

'헤드윅'

'레미제라블'

지난 3월 9일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관객들이 재관람을 넘어 많게는 7번씩 찾으면서 당초 26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던 일정을 일주일 연장, 6월2일 막을 내리기로 했다. 기획사인 설앤컴퍼니에 따르면, 4회 이상 관람자는 400여명, 7회 이상 관람자도 200명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6년만에 조승우가 출연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뮤지컬 '헤드윅(6월 8일부터 백암아트홀)'은 '골수 팬'이 많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개막 이후 3주간 조승우가 출연하는 14회차, 약 6,000석이 티켓 오픈 9분만에 완전 매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게다가 이 작품은 초연 이후 지금까지 10회 이상 관람한 관객이 230여명, 이 가운데 30회 이상 본 '골수 팬'은 40%에 달한다.

이는 장르 특성상 2명 이상이 캐스팅되는 만큼 배우의 컨디션이나 성향에 따라 무대의 컬러와 수준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관객들이 다른 배우가 하는 작품에 대한 관람 욕구를 갖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티켓 가격이 연극이나 영화에 비해 비교적 고가(R석 10만원선)인 만큼 제작사 입장에서 단골 확보가 매출 확대로 연결된다는 점이 마니아 마케팅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헤드윅' 제작사인 쇼노트는 지난 2005년부터 '??다방 쿠폰제'를 활용하면서 일찌감치 마니아 마케팅에 나섰다. 관람 1회차마다 스탬프를 1개씩 찍어 주고, 총 10개의 스탬프를 모은 관객에게 공연 1회를 무료로 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이 쿠폰을 활용해 무료 공연을 14회 관람(유료 공연은 총 140회 관람)했던 관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폰제에 대한 호응이 크자 2011년부터는 아예 '쇼노트 카드'라는 적립카드제를 선보였다. 대표작인 '헤드윅'뿐만 아니라 쇼노트에서 제작한 공연 티켓을 구매하면 가격의 10%를 적립, 적립금은 2년 동안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1,500여명이 쇼노트 카드를 발급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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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앤컴퍼니는 '마돈크(마마, 돈 크라이) 홀릭카드'를 내놓고 4회 관람시 30% 할인권 1매, 7회 관람시 40% 할인권 1매, 10회 관람하면 초대 교환권 1매를 제공한다. 회사 측은 이런 적극적인 혜택이 마니아 고객 확보로 이어져 이번 공연 연장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7월 7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을 선보인 KCMI는 '러브 레미스 카드'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적립 카드를 발급했다. 매회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스티커를 배부해 주는데, 10회 관람하면 1+1 예매권을, 15회 관람하면 VIP 초대권 2매를 증정한다.

2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엠뮤지컬은 일반과 골드 회원으로 구분, 10% 할인 및 일반 예매 전에 회원을 대상으로 선 예매권을 제공하는 등 마니아 마케팅을 일찌감치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마니아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자 공연 개막에 앞서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도 목격된다. CJ E&M은 7월 2일 개막하는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더 리그'란 이름으로 마니아 마케팅에 돌입했다. '리그'는 작품 안에서 주인공의 비밀결사대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주요 뮤지컬 넘버를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OST CD와 멤버들을 위해 특별 제작한 멤버십 반지, 그리고 선 예매 혜택 등을 제공한다. 내달 21일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샤롯데씨어터)'를 선보이는 비오엠코리아는 '패스포트'를 발급키로 했다. '두 도시 이야기'는 물론 비오엠코리아에서 제작하는 모든 공연의 관람 횟수에 따라 일종의 입국비자 스탬프를 찍어주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 업체들은 이와 같은 사전 마케팅을 통해 초연되는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향후 마니아 고객 확보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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