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연정, 더 이상 거론 말라"
"노대통령,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김무성 "盧, 휴가 1년 정도 갔으면"…
한나라당은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연정 정치협상 제안과 관련, "연정논의는 이제 끝내자"며 더이상 거론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이 이날 대구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장 주재로 주요당직자회의를 갖는 등 대연정 논의의 `재시동'을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무시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은 노 대통령의 연정 제의가 별다른 반향 없이 되풀이되면서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고 여권 내부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연정은 생각하고 지향하는 바가 같은 정치집단끼리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통합적, 미래지향적, 헌정체제를 수호하는 정치를 지향하는 반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론분열적, 과거지향적, 헌법파괴적인 만큼 연정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강 원내대표는 정치구조 개편을 두고 노 대통령이 `잘못된 주방설비를 손질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과거 음식점 경영에 참여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하로동선(夏爐冬扇)'도 했다는데 겨울에 부채질하고 여름에 난로 피우는 것은 맞지않는다"고 꼬집고 "대연정 문제는 이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자"고 덧붙였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잠시 잠잠하는가 했더니 노 대통령이 또다시 국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시작했다. 부시 미 대통령이 휴가를 한달 이상간다는데 노 대통령은 1년정도 갔으면 한다"며 "여소야대 때문에 (일을) 못한다니노 대통령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저의를 당당히 밝혀라"라며대통령의 `끈질긴' 연정 제의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되풀이되는 연정 제의 배경 역시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까지한나라당을 지역주의 정당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다는 분석을 바탕으로크게 개의치 않겠다게 한나라당의 전반적인 기조이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의 목적은 정부실정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정치판에서 한나라당을 고립시켜 대선까지 끌고가겠다는 생각"이라며 "한나라당이 (연정을) 거부하면 지역주의 옹호정당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고, 대연정이 안되면 민주당과 `소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등의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 스스로가 체면과 체통을 버리면서까지 원하는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한나라당은 `그 뜻'을 알기 때문에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입력시간 : 2005/08/19 13:34